나는 그녀를 사랑했던 것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선택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그녀를 선택할 당시에는 그녀가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하려고 해보았다.  

나는 그렇게 해서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를 사랑할 때의 그 순진무구한 상태 속으로 나를 위치시켜보려고 했다. 부모에 대한 사랑은 우리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사랑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부모에 대해서 느끼는 우리의 사랑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른다.  

연대책임이라는 것이 도덕적으로 그리고 법률적으로 타당성을 인정받든 인정받지 못하든 간에, 하나의 경험적 현실이었다. 

  사랑이야기 같지? 재목에 옛날에 읽었던 책 읽어 주는 여자였던 것 같아서 그 신판인가 했다. 그런데, 남자가 읽어 주더라고, 하지만 그것도 마음을 끌지는 못했었는데, 케이트 원슬렛출연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 일까, 아니면 연대책임이라고 한 연대의식에 대한 이야기일까, 아니면 인간 본성의 감정들 - 사랑, 책임감, 죄의식(?), 인간의 자유과 품위에 대한 이야기일까, 이 모든 것들의 이야기이다. 넒게 펼쳐면 어쩌면 단지 이차대전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독일인의 이야기가 아닌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것만 같았다. 

 여기서 철학교수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우리는 지금 행복이 아니라 품위와 자유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 그 상황이 어쩌다가 생긴 것이거나 유전적인 것에 원인이 있다면 - 네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이 좋은 건지 알고 있고 그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너는 당연히 그 사람이 그에 대해 눈을 뜨도록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 해. 그 사람과 직접 말야, 그 사람 등 뒤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서는 안 된단다.  - 만약 하느님이 아담이 아니라 뱀을 제일 먼저 찾아서 물어 보았으면 어떠했을까? 뱀아, 넌 무엇을 했느냐? 라고,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과 정의를 위하여 싸운 한나를 위해- 실제로는 힘찬 후퇴와 은폐된 패배일 수밖에 없는 승리에 대해 - 그녀 장래의 삶에 대한 전망 제시도 못하면서 평생 그녀의 거짓말에 대해 침묵하고 마는 꼬마는 결국 그녀에게 도망치고 만다.  

 열 다섯 질풍노도의 시기에 마하엘베르크는 간염에 걸려 집에 요양하고 있을 때 37살의 한나를 알게 되고, 그녀와 사귀게 된다. 더불어 그녀에게 책을 읽어 주게 되고 열심히 공부해서 인문계에 진학하게 되지만 그녀 자신에 대해서는 정작 이름외에는 아무것도 모른채 함께 공유하는 생활설계가 없는 그들은 어느날 그녀가 사라져 버린다. 한나에 대한 기억이 멈추었을 때 그녀는 다시 법원에 나타난다. 유대인을 학살한 책임 간수로. 그리고 재판은 이어진다. 유대인을 죽음의 행보에 끌고 갔다가 교회에 가두게 되는데 그때 마침 큰 불이 나서 교회에 갖힌 유대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사망하게 되고 만다. 만약 교회의 문을 열어 유대인들을 교회에서 나오게 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는 없었을 텐데 누가 열쇠를 갖고 있었는지, 또는 누가 마지막까지 최고 책임자였는지에 대해 모든 서류는 사라지고 없는 지금 시점에서 그때 같이 있었던, 피고들은 모두 한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다. 사실 책임자도 아니었고 열쇠도 없었던 더구나 글은 읽을 줄도 쓸줄도 모르는 한나는 이 모든 책임을 혼자 도 맡게 된다. 자신의 문맹을 감추기 위해. 법도 진실을 밝혀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녀의 문맹을 알지 못했으니, 그래서 그녀는 가장 큰 무기징역에 처하게 되고 형무소에 갇히게 된다. 이때 결국 그녀의 문맹을 알게 된 꼬마 미하엘은 이 사실을 알려 그녀의 죄를 가볍게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녀의 진실을 묵과하고 그녀의 삶을 그녀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하는것이지 여러 감정에 쌓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결국 그녀로 부터 등을 돌리고 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사귀게 되고 자식을 낳게 되지만, 어디에도 안착하지 못하고 항상 한나를 그리워하게 되는 자신을 깨닫게 되면서 다시 감옥에 있는 한나에게 책을 읽어서 카세트레코드로 부쳐 주게 되고 그 레코드를 받아 보면서 한나는 드디어 위대하고 사랑에 찬 결심을 하게 된다. 그 레코드를 들으면서 글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꼬마에게 필요한 책도 이야기 하고 들은 책의 느낌도 편지로 부친다. 하지만 꼬마는 아무런 편지를 보내지도 않고 방문도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한나가 석방되게 되면서 다시 마하엘이 한나의 삶을 도와주게 되는 위치에 처한다. 한나가 석방되는날 감옥에 도착한 꼬마는  한나의 자살을 듣게 된다. 그녀의 유언에 따라 깡통속에 있는 돈으로 문맹퇴치를 위한 유대인연맹에 한나의 이름으로 보내게 된다,그것이 속죄가 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기부에 감사하는 답장을 컴퓨터를 통해 받게 된다. 

 내가 한 행동과 하지 않은 행동, 그리고 그녀가 내개한 행동 - 그것은 이제는 바로 나의 인생이 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이 진리인가 아닌가 여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에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봄은 제 푸른 리본을 대기 중에 다시 휘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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