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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ㅣ 리더의 서재 1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이직을 놓고 밤잠을 설친 날이 꽤 많았어요. 어느 쪽이 정답인지 몰라 머릿속이 계속 복잡하던 차에 책장에서 카이사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를 꺼내 들었죠. 사실 큰 기대는 없었어요. 역사 고전이라고 하면 시대 배경도 낯설고 문장도 딱딱해서 몇 장 넘기다 덮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의외였던 건 서술 방식이었습니다. 카이사르는 로마 최고의 권력자였는데도 자기 이야기를 3인칭으로 씁니다. 자신의 실수나 패배 직전의 위기까지 남 이야기하듯 건조하게 적어 내려가더라고요. 처음엔 낯설었는데 읽다 보니 그게 이 사람의 태도구나 싶었어요. 감정에 휩쓸리지도, 구차하게 변명하지도 않고 상황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려는 마음 같은 것.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건 루비콘강 대목이에요. 책 제목이 된 그 말이 나오는 순간이죠. 반역자로 몰릴 걸 뻔히 알면서 강을 건너라 명령하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습니다. 이 사람이라고 확신이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계산이 끝나서 건넌 게 아니라, 계산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건넌 것에 가까워 보였어요.
갈리아 원정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병력은 부족한데 지형이며 적의 심리를 읽어서 판을 뒤집는 대목들이요. 뭔가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니라 보이는 조건을 끝까지 다 활용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이 제 고민에 답을 준 건 아니에요. 다만 읽는 내내 한 가지가 계속 걸렸습니다. 저는 그동안 모든 변수를 다 계산하면 언젠가 정답이 나올 거라 믿고 있었더라고요. 근데 이 사람은 계산이 안 끝난 채로 강을 건넜고, 그 이후를 감당했어요. 결정이란 게 원래 확신이 선 다음에 하는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그 생각이 남았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고민이 사라지진 않았어요. 다만 조금 가벼워지긴 했습니다. 아직도 밤에 뒤척이긴 하는데, 이제는 정답을 찾느라 뒤척인다기보다 언제 던질지를 재고 있는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