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소설] 불량한 주스 가게

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85
유하순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4월

불량한 주스 가게 / 유하순 / 푸른책들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유하순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 <불량한 주스 가게>

보통 사람이라면 가게의 얼굴인 간판 이름을 아름답게 미화하고 싶은게 주인의 마음일진데 불량하다니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에 눈길이 쏠리는데 내용 또한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을 자극한다.

우리집에도 중2병에 걸린 아들내미가 있기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다.

<불량한 주스 가게>는 청소년 아이들의 현실적인 다섯 빛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엇을 중요시 여기고,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동안 물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수시로 예민해지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격한 감정들, 무슨 비밀이 그리도 많은지 고구마 먹고 물 안마신 것처럼 답답했던 마음들이 우리 아이에게만 나타나는 증상들이 아니었음을 아이 자신에게도 왜 그런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시간.

청소년 시기의 아이를 일부분은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엄마 대신 주스 가게를 맡아 일하며 성장하는 건호,

말귀가 어둡지만 세상을 넘어 자신과 소통하게 된 유성,

숨 막히는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을 탈출하고 느닷없이 학교 뒷산으로 산행을 떠난 시원, 병우, 동혁,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와 다이어트를 선택할 수 없는 유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이재커(비행기 납치범)가 되고 싶은 지현.

다섯 빛깔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 아이가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아 건호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교복을 입고 있지만 간지나는 옷들을 고르느라 심혈을 기울이고 이젠 엄마, 아빠의 옷차림까지 단속을 하고나서야 함께 외출을 하는 아이.

외모나 힘이 전부가 아니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지만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아이는 건호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증하다.

건호는 아빠가 돌아가시고 주스 가게를 차린 엄마와 살고 있다.

지금은 친구를 때려 정학을 받아 집에서 근신중이다.

아빠가 없는 빈자리. 자신은 동정받거나 위로 받는 것이 싫어 강해지고 싶었다는 건호는 질나쁜 중학교 선배들과 어울려 다니며 돈을 빼앗고, 오토바이를 훔칠 계획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엄마 대신 가게를 맡게 된다.

사실 엄마는 여행을 가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지만 건호에겐 비밀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호는 과일을 사기 위해 간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속만 썩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는 할머니를 통해 비로소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

"겉만 그럴싸하다고 좋은 게 아냐. 오히려 그런 놈들이 맛은 형편없는 경우가 많거든."

우리 아이도 건호를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궁금해진다.

말귀가 어두어 올빼미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성이 이야기.

그럼에도 씩씩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우연히 우주에 있는 생명체와 텔레파시를 통해 교신하는 활동을 가리키는 채널링을 알게 되고 이상한 일을 겪게 된다.

누군가 마음으로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친구가 잃어버린 어학기도 찾고, 삶을 비관한 사람이 지하철에 폭탄을 가지고 탔던 사람의 마음도 돌려 놓게 된다.

유성이는 그들 모두 간절히 도움을 청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주변에도 도움을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데 말려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나의 단점에 집중하느라 내가 가진 장점을 소홀히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 막히는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을 탈출하고 느닷없이 학교 뒷산으로 산행을 떠난 시원, 병우, 동혁 이야기.

매달 시험을 치는 학교로도 모자라 학원에 숙제까지 잠잘 시간도 부족한 아이들.

미래를 꿈꿀 시간도 없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들의 일류대에 대한 욕심으로 공부에 내몰리는 우리아이들의 서글픈 현실이 안타까운 이야기다.

공부밖에 모르는 범생인줄 알았던 동혁이 자살을 시도했을만큼 힘들었던 사실도 알게 되었고,

아무리 공부를 해도 제자리인 아이들이 컨닝을 하게 되고 그것을 알게 된 친구를 없애 버리려는 생각까지 하게 되다니 섬뜩함이 밀려왔지만 아이들의 선택은 반전을 한다.

나는 지금 아이에게 나의 욕심에 의해 무엇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이렇게 뚱뚱한 이유는 내 뱃속에 뚱보균이 있어서래."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와 다이어트를 선택할 수 없는 유나이야기에서는 사람들의 몸매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 지금 사회에서는 다이어트병에 걸린 것처럼 느껴진다.

너무 과하게 먹어서 뚱뚱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호르몬 이상 때문에 몸이 비만 체질로 변하는 병에 열린 유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몸에 내가 만족하고 있어도 뚱뚱하다는 이유로 관리를 못했다는 시선을 받고 지탄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유나의 뚱보균 장난에 아이들의 혼비백산 반응을 보면서 사회의 시선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이재커(비행기 납치범)가 되고 싶은 지현 이야기. 

지현이는 사랑하는 아빠를 자유롭지 못한 곳에서 구출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엄마를 비행기를 납치해서 조종사가 꿈이지만 색맹인 친구 영준이가 조종하는 비행기에 아빠가 가고 싶다던 티베트 고원 위에, 엄마는 이스터섬에 내려 주는 상상을 하는 모두가 꿈을 이루는 상상을 하는 이야기에 미소를 짓게 한다.

우리 아이들의 생각,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꿈은 무엇인지, 가족에 대한 의미, 사회가 변화해야 할 의식 등 

다양한 다섯 빛깔 이야기가 조화롭게 버무려져 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아이랑 부모가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