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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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2021 에드거 상 수상작으로 

저자가 인도에서 자란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쓴 실화 기반 소설로 탐정이 되고 싶은 9살 아이의 관점으로 세상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도 빈민가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실종 사건을 배경으로 빈부격차와 성차별, 부정부패, 범죄 등을 다양한 사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 사회의 민낯을 낱낱히 보여준다.




당차고 유쾌한 아이들이 들려주는 회복과 구원의 감동적인 이야기


보라선 전철 최종착지인 빈민가와 쓰레기장 너머 부자들의 도시가 공존한다.

9살 자이는 언제 어느 때 불도저가 들이 닥쳐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쓸어 버릴 지 모른 채 불안한 하루를 보내는 인도의 빈민가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말더듬이라고 놀리는 애들과도 싸운 적이 없는 바하두르가 사라졌다.

하지만 부패한 경찰들은 돈만 바라고 방관하며 수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결국 탐정이 되고 싶었던 자이와 친구 파리, 파이즈는 인도 빈민가에서 잇따르는 아동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단 '보라선 정령 순찰대'를 결성한다.

바하두르를 찾기 위해 보라선 열차를 타기로 결심했고 엄마의 비상금을 훔쳐 그돈을 갚기 위해 찻집에서 일을 하며 정보원 역할을 한다.

뒤이어 절친인 다림질사의 아들 옴비르 마저 사라지고, 안찰 (16살), 찬드니(5살), 무슬림 카비르(9살)와 카디파(11살), 루이의 누나 루누(12살)까지 실종됐다.

정령들이 있다고 믿는 아이들.

아이들은 과연 정령들이 데려간 것일까? 아니면 납치된 것일까? 아리송하다.







실종되는 아이들로 인해 빈민가는 아수라장이 되고 공포의 분위기에 휩싸인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숨쉬기 조차 힘든 살인적인 스모그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아 답답한 기분이 든다.

술주정뱅이 아빠와 생계를 이어가는 엄마, 자신의 꿈과는 상관없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

여자라는 이유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보다는 먼저 당연하게 동생을 돌봐야하고, 집안일은 해야하고 제재를 당해야 하는 남녀차별.

더구나 아이들이 실종된 가운데 벌어지는 무슬림(이슬람교)와 힌두교의 대립과 차별, 물소도사의 죽음으로 인해 서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종교적인 대립이라니 안타깝다.

인도에서는 하루 180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다.

인신매매가 성행하며 장기를 판다는 소문, 노예로 팔려 간다는 소문 등이 무성하지만 사라진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장기밀매가 성행하면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일들이 있어 가슴을 졸렸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니 소름이 돋는다.




"삶의 단 한 부분도, 세상의 단 한구석도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육상 대표 선수가 꿈인 루누.

루이의 누나 루누는 이해받지 못함의 연속인 삶이 자기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고 꿈과 희망없이 어떻게 살아갈지 암담해 하는 모습에서 공감이 되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보다는 동생을 위해,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차별적 관습에 답답함을 느낀다. 

결국 보라선 정령 순찰대의 수사와 추리를 통해 아이들이 실종된 곳 바로 유령 시장임을 알아낸다.


"내 딸 어디 있는지 알아요? 내 딸 본 적 있어요? 이 사진 좀 봐요. 자세히 좀 봐줘요."

이젠 힌두인들이 더이상 무슬림을 증오하지 않는 것 같다.

오직 아들, 딸의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

범인은 왜 아이들을 납치했을까?

뒤에 숨겨진 권력 단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자꾸 의구심이 든다.

묻혀진 진실은 무엇일까?

단지 희망적인 것이라면 한편에선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선한 마음의 단체가 있다는 믿음이다.

아이들이 겪기에는 너무 엄청난 일이지만 아이들답게 천진하게 받아들이고 회복해 가지만

결국 무슬림인 파이즈 가족이 정든 친구들과 터전을 뒤로하고 힌두교들의 집단을 떠나는 장면은 안타깝다.

읽는 중에도 읽고 나서도 왜 마음이 이리도 무거운걸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스모그 자욱한 답답함처럼 마음은 시원스레 뚫리지 않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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