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싶어 쌓아두기를 열심히 실천했던 시절이 있다.

아래 위가 아닌 옆으로 쌓다보니 결국 사람이 살기 위한 집이 아닌 짐을 보관하기 위한 집이 되었다.

그즘 한창 심플라이프가 유행이어서 시원하게 처분하고 나면 꼭 찾게 된다는 사실~

누군가에겐 처치 곤란의 물건이 누군가엔 꼭 필요한 소중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주 잊고 산다.

특히 매일 사용해서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금 공감할 수 있다.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쓸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존재가 희미해지고 쓸모를 잃어간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는 일상속에서 또는 나 자신에게서 쓸모없어 보이는 작고 소중한 것들의 쓸모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다.















남들은 쓸모없다고 여기는 보잘것없는 작은 것들이 나에게는 소중하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루이비통, 구찌, 샤넬 등 명품이 아닌 작가가 힘들거나 부족함을 느낄 때마다 자신을 일으켜 준 쓸모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먹다 남은 식빵, 렌즈 분실, 보여 주기, 멀미, 손절, 결핍, 뚱뚱이 칫솔, 다꾸 스티커, 아이스 아메리카노, 짬뽕, 지르기, 도어락 신호음, 다크모드, 고개 숙이기, 따라하기의 쓸모 등 대부분 일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작은 비중을 차지해 스치듯 지나가는 것들이다.

남에게 보여주기식 비싸고 좋은 것들이 나를 빛나 보이게 만들다는 착각속에 살던 젊은 날도 있었지만 인생의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은 삶의 무게 중심을 바깥에서 안으로 들이게 된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게 뭔지를 생각한다.

매일 쓰는 물건에 더 집중하고 신경쓰게 된다.

예를들면 내 구강에 딱 맞는 칫솔, 건조하고 상한 머리결을 회복시켜줄 샴푸, 목이 편안한 꿀잠베개, 씻기 편하고 깨지지 않는 재질의 나만의 텀블러, 보여주기 보다는 움직임이 편한 재질의 운동복, 눈을 즐겁게 해주고 쾌적함을 주는 식물 등등. 

 






사람들은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을 떠올리려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아픔으로 인해 내가 더 성장했고 그만큼 단단했졌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픔의 쓸모를 과소평가 하고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실수하거나 뭔가를 놓쳤을 때 한 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나에게 사소한 것이라도 해내면 작가가 소개한 셀프우쭈쭈를 해주니 자존감도 높아지고 나의 쓸모가 커지는 기분을 갖게 된다.



책에서 공감했던 부분들이 많았지만 그중에 열심히 일하느라 진을 뺀 뒤 파김치가 된 퇴근길에 바닥에 뒹구는 천 원짜리를 발견하고 피곤이 싹 사라지고 온몸에 힘이 솟았던 고개숙이기 쓸모~

어려워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을 읽어야만 할 때 집을 박차고 나와 아파트 도서관에 가서 사람들의 시선을 가득 받으며 책을 읽는 보여주기식 쓸모가 이럴 때 필요함에 공감 팍팍~ 

임신중 속상한 일이 있어 입맛을 잃었을 때 친정엄마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었던 한여름 토마토 설탕 절임은 아직도 그맛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집에서 딴 토마토로 부족해 동네 집집마다 토마토까지 동원해서 만들어 주셨던 토마토 설탕 절임은 비록 건강에는 좋지 않지만 그분들의 사랑의 맛이었던것 같다. 

지금은 사계절 맛볼 수 있다지만 그래도 제 맛을 내는 계절 음식의 쓸모는 가장 공감되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은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도 시어른이라는 이름만으로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엔 말도 안돼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왜그리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살았는지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지금은 할 말 하고 살기로 결심했다. (가장 할 말 많은 그분은 최근에 고인이 되었다)

호락호락하게 살다가는 호구 잡힌다는 인생의 진리가 있듯이 이젠 할 말 하고 살자!

마음에 힘을 빼고 담담하고 강하게 나를 표현하며 살아갈 것이다.

남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명품보다는 나 자신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과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삶을 사소한 것들에서 의미를 찾는 연습을 해야겠다.

머리에 쏙쏙~ 술술 읽히는 재미, 잊히기 쉬운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연습, 공감이 되는 작지만 사소한 이야기들이 쌓여 영롱하게 익어가는 가을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나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해질 때 읽어보면 나라는 사람의 쓸모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