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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토요일? ㅣ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3
김경숙 지음, 김완진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0년 8월
평점 :

푹푹 찌는 날씨에 갑자기 쏟아지는 국지성 폭우~
코로나 2.5 단계 발령으로 운동조차 하지 못해 답답해 하는 아이와 읽어 본 책.
<오늘 또 토요일?>은 초등생을 위한 판타지 동화다.
제목을 보고 예전에 읽었던 공부하기 싫어서 매일 주말만 반복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추측해 보았는데 전혀 다른 아리송한 이야기라 더 흥미있게 읽게 되었다.
만약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 채 별로 좋지 않은 일로 같은 요일이 반복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닥 유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빠의 발령으로 급하게 낯선 동네로 이사를 온 열두 살 일주.
가장 좋아하는 축구시합을 하기로 했는데 친구에게 전학을 간다는 말도 건네지 못하고 갑작스레 떠나온 것도 속상한데 더군다나 아침부터 다툼을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짜증이 난 일주는 집을 나선다.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동네.
그런데 걷어찬 돌멩이에 노인 회관 앞에 세워진 벽시계가 와장창 깨지면서 마치 시계 안이 우주 같다는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부터 매일 토요일이 반복된다.
노인 회관의 회장 할아버지에게 시계를 깨드렸다며 혼이 나는가 하면 어른에게 대든다며 당돌하고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벌로 눈이 잘 안보이시는 할아버지의 연애편지를 읽어드리고 동네에 사는 개들을 조사하라는 벌을 받게 된다.
더구나 아이들에게는 짖지 않던 문방구 검둥이마저 나를 보자마자 시끄럽게 짖어댄다.
첫날부터 모든게 엉망진창이다.
그런데 다음날도 또 토요일?
노인 화관 벽에 내가 어제 망가뜨린 거랑 똑같은시계가 삐딱하게 세워져 있다.
신기함에 시계를 들어 보았는데 그 순간 나타나 누구나며 소리를 치는 회장 할아버지 때문에 시계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순식가에 깨져버렸다.
하지만 회장 할아버지와 진달래 할머니는 일주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할아버지의 손녀이자 축구를 잘하는 윤희, 진달래 할머니의 손자 지호, 슈퍼마켓 아들이자 동네의 개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건영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먼저 인사하고 살갑게 굴며 다가가고, 이상한 눈초리로 달갑지 않게 보는 아이들에게 점차 마음을 열고 용기를 내는 일주.
반복 되는 토요일마다 회장 할아버지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 진달래 할머니가 외국인인 지호의 아빠를 못마땅해하는 속내 등 점차 주변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급기야 쓰러져 돌아가신 윤희의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할아버지도 구하고 반복되는 토요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토요일이 반복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도 흥미롭고, 아이가 낯선 동네로 이사와 겪었던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낯선 환경에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먼저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어른들을 대하는 예의도 배우게 되고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자긍심도 갖게 해준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다가가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이는 만약 같은 요일이 반복되는 경험을 한다면 경찰이 되어 사건, 사고가 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잡고 싶단다.
또 게임공략을 알아내 게임왕이 되고 싶고, 복권번호를 알아내어 1등 당첨을 해보고 싶단다. ㅋ
역시 아이는 아인가보다.
아이랑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