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 산하작은아이들 65
이송현 지음, 이갑규 그림 / 산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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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놀부 이야기속에서 놀부 마누라는 심술과 욕심이 많은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에서는 색다른 시각에서 재해석한 이야기라 비틀어 상상하는 재미가 있네요.

흥부의 뺨을 주걱으로 때린 이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정의, 흥부의 맏딸 연희를 도와주는 마음은 그동안 못된 놀부 마누라에 대한 편견을 확실히 깨줍니다.

여자와 하인을 대하던 그 당시 시대적 배경속에서 놀부 마누라 황태자의 생각과 행동들은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한편 너무 통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상상하는 재미, 가족의 힘, 존재의 귀중함, 역지사지의 교훈을 재미있게 느껴볼 수 있는 창작동화랍니다.



 

 

 

 

 

 

 

감동과 교훈,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흥부전을 다시 생각하다. 


 

흥부전에서 사실 누군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은 없어요.

더더구나 욕심많고 심술궂은 거기에 시동생인 흥부의 뺨을 밥주걱으로 때린 놀부 마누라의 이름에 누가 관심이나 있었겠나.

그런데 황태자라는 이름~ 모습을 상상하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름이다.

익살스런 표지에 제목부터 아이의 시선을 확 잡아끈다.  

그러나 이 이야기속 인물은 욕심이 엄청 많아 남의것 까지 빼앗던 놀부 마누라가 아닙니다.

아버지 노름 빚에 팔려 노동에 시달리던 별이가 놀부네 곳간에서 음식을 훔쳐먹다 들켰을 때 놀부 마누라는 별이에게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제공하고 함께 살면서 일도 하고 글도 가르쳐요.
또한 매일 놀고 먹고 심술만 부리는 놀부가 아니예요.

하인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함께 겸상도 하는 반전의 인물이죠.

 





놀부 마누라 황태자는 모르는 사람이지만 남편에게 아내가 험하게 대하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불의에 대항하여 할말 다하는 멋쟁이기도 하죠.


"남자는 하늘이요 여자는 땅!"

이라는 말은 남자를 하늘처럼 받들어라 라는 의미로 여겼지요.

하지만 놀부 마누라 황태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늘인 남자가 위를 잘 받치고 있어야 한다면 여자 역시 아래를"

세상이 하늘과 땅이 공존해야하는 곳이고 서로 공평하게 마음을 모아 함께 잘 살아야하니 여자의 역할이 남자의 역할보다 못할 것이 없고 쉬운 것이 아님을 깨우쳐 줍니다.

 




 

 

 

 

 

 

 

반면 흥부는 새로 태어난 아기를 포함해 12명의 어린 자식이 있는데도 가족들을 부양할 생각은 하지 않고 놀고 먹으려하고 빈둥빈둥거리며 자식에게 효도만을 강요해요.

처자식 핑계대며 놀부에게 동냥하듯 빌붙으려는 흥부는 마음은 착하지만 게으르고 염치없고 무능한 사람으로 비치네요.

놀부집에 아이들을 내세워 동냥하듯 쳐들어가 밥을 달라 외쳐대는 흥부가 부끄러운 큰딸 연희의 마음을 알아챈 놀부 마누라 황태자는 연희가 놀부의 집에서 일을 하고 품삯을 받아 집안을 도울 수 있도록 배려해요.

연희를 한가족처럼 대하며 흥부의 가족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도록 기꺼이 돕습니다.



아이는 연희가 받은 품삯을 차곡차곡 모아둔 돈을 흥부가 찾아내 빼앗아가는 장면에서 화가 난대요.

아버지로써 가족들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딸이 가족을 위해 쓰려고 모아둔 돈까지 탐낸다면서요.

부모인 저도 흥부가 못나도 너무 못나보이네요.

 

 

 

 

 

 

 

 

 

 

 

 

하지만 놀부의 거지근성을 그냥 보고 있을 놀부 마누라가 아니죠.

제비 다리의 이야기를 퍼뜨려 게으른 흥부가 정신을 바짝 차릴 묘책을 세웁니다.

놀부가 부자가 된 비밀을 알게 된 흥부는 제비를 찾아다니다가 그만 욕심많은 탐관오리로 소문난 원님의 숲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산삼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고초를 겪게 됩니다.

평소 얄미운 행동만 골라했던 흥부지만 연희의 가족에겐 소중한 아버지임을 알고 있는 황태자는 흥부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애를 쓰는데요.

과연 흥부는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아버지가 안계시지만 흥부 아이들은 서로가 집안일을 나눠하며 가족의 힘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연희가 황태자의 집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스스로 돈을 벌어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희망을 갖게 된 것. 자신 스스로 잘 살피고 귀하게 여겨야 가족도 남도 나를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요.

연희를 보면서 주부인 나자신을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항상 가족들을 위해 희생을 하다보니 나 자신은 뒷전이고 다들 회사나 학교에서 나름의 위치를 찾아 성장하고 있는데 나는 이뤄놓은 것은 없이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나의 자리가 작아지는 느낌이었는데 나를 내가 귀하게 여겨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귀하게 여긴다는 말에 사실 감동을 받았다죠.ㅋ

열심히 땀흘려 힘겹게 일군 재산을 흥부를 구하는데 모두 써버리고 집도 절도없이 떠나는 놀부 가족의 뒷모습에 왠지 모를 짠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놀부 마누라 황태자~ 볼수록 닮고 싶고 존경하고 싶은 인물이네요.

이야기를 감칠 맛나게 해주는 그림과 비틀어 상상하는 재미와 즐거움이 넘치는 이야기.

가족의 힘과 존재의 귀중함을 알려주는 교훈과 감동까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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