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 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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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너머엔 따스하고 화사한 꽃들의 향연은 펼쳐지고 있는데 그와는 반대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외출은 고사하고 철저히 집콕족이 되어간다.

아이의 온라인 개학으로 학습까지 신경을 쓰게 되니 더욱 여행에 대한 그리움으로 좀이 쑤셔대는 것을 어찌할꼬.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은 꼬물꼬물 올라오는 여행의 바람기를 사람냄새 폴폴 풍기고 짠내 가득한 당찬 여행기로 내 마음을 대신해 주었다.

'1년 만큼은 내 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며 살자'고 마음먹고 스물 둘에 떠난 141일간의 배낭여행.

제목에서는 젊음에서 느껴지는 귀여우면서도 풋풋하고 당찬 모습이 연상되는데 책 곳곳에 솔직 담백한 파릇파릇함이  베어있다.

 

 

 

 

 

 

 

 

7년 후 20살이 되는 아들내미와 배낭 하나 둘러메고 세계여행을 꿈꾸는 나.

사람들은 대부분 편하고 아름다운 것을 관광하는 럭셔리한 여행을 꿈꾸지만 나는 이상하게 그나라 사는 모습 그대로의 삶을 체험해보는 소소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순수하고 소박한 삶을 함께 호흡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더욱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에 공감하게 되며 마음에 와닿고 자꾸 신경이 쓰인다.




22살 가녀린 외모와 달리 치열하게 노력하며 힘들게 살아온 그녀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세상을 돌아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달랑 350만 원을 들고 뚜벅뚜벅 세상을 향해 걸어갔다.

인디아, 모로코, 유럽, 이집트~ 사람 냄새나는 여행~

그곳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발품을 팔며 사람들과 부대끼며 그들의 삶 속으로 파고든 솔직하고 따뜻한 여행이야기.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공감하고 울고 웃으며 보낸 나날들로 인해 한뼘 성장함을 느낀다.

우리나라를 벗어나는게 무섭고 두려워 3시간을 공항에서 울었다는 울보가 문제를 만나면 해결하고 극복하며 사람들과 우정을 쌓아가며 때론 가족이 되기도 하며 당차게 변해가는 적극성에 감탄하기도 한다.

대부분 다른 여행기에서처럼 예쁜 사진과 멋진 관광의 흔적들은 찾아볼 수 없지만 사람 냄새 아주 징하게 폴폴 풍기는 것만은 인정한다.

나보다 가난한 그들이 더 많이 베푸는 인정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아직은 그래서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장 인상 깊었던 갠지스강의 열 살 꼬마~
부모가 없는 형제. 지독히도 가난한 삶에서 아픈 동생을 돌보며 살아가는 열 살 꼬마는 성자나 다름없음을 인정해야했다. 

지독히도 사람 냄새가 풍기는 곳들을 누비고 다녔는데 진짜 가난한 삶과 맞닥뜨리면 저자가 가슴 아파하듯 나도 마음이 아파서 한참을 끙끙거린다.

여행중에서 카우치 서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숙식과 음식을 제공해주면서 문화교유의 장이 될 수 있어 꼭 이용해 보고 싶다.

문화가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른 세상을 여행하면서 좋은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소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설레이게 한다.

낯선 이방인인 자신을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반기며 넘치는 정을 준 작은 마을 푸리에 꼭 가보고 싶다.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저렴하게 여행하는 팁, 각국의 소매치기 유형, 나만의 가이드북 만들기 등 여행의 알짜 팁을 전수해 주고 있다.

인도의 함피, 조드푸르, 모르코의 페즈, 푸리 등 가보고 싶은 리스트 목록에 넣어둬야겠다.


여행이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는데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싶다.

내 생각이, 내 시선이, 내 행동이 여행을 바꾸고, 자신만의 여행, 자신의 색깔이 있는 여행을 해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여행이 좋았고, 어떤 여행지가 나빴는지에 대한 기억은 그곳의 추억과 사람에 의해 결정다는것을~

진정한 부자는 부가 아닌 마음이 가득 차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가진 것은 없지만 사람 냄새나는 여행으로 마음이 풍요로운 부자가 되고 싶다.

주머니는 가볍게 마음은 풍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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