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나고 사샤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그에게 혹시 들은것도 저장하는지 물었다. 그러니까, 추도사를 어딘가에 따로 기록해두는지.
"그건 왜?"
"레오닌의 장례식에선 어떤 말이 나왔을지 궁금해서요."
"그런 건 저장 안 해. 채소는 올해 자랐다고 이듬해에도 자라지 않아.
매년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해. 방울토마토는 예외지만, 방울토마토는 혼자서도 잘 자라. 아무렇게나, 어디서나."
"왜 그런 얘길 하시는 거예요?"
"삶이란 이어달리기와 같아, 비올레트, 내가 누군가에게 바통을 넘기면,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바통을 건네지. 내가 너에게 바통을 넘겨줄게. 언젠가 너도 다른 누군가에게 바통을 건네도록 해."
"전 세상에서 혼자인걸요."
"무슨 말이야, 여기 내가 있잖아. 나 다음엔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거고, 레오닌의 장례 날 어떤 말이 나왔는지 알고 싶으면 네가 직접 써봐. 이따 잠들기 전에 써봐’ - P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