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나고 사샤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그에게 혹시 들은것도 저장하는지 물었다. 그러니까, 추도사를 어딘가에 따로 기록해두는지.
"그건 왜?"
"레오닌의 장례식에선 어떤 말이 나왔을지 궁금해서요."
"그런 건 저장 안 해. 채소는 올해 자랐다고 이듬해에도 자라지 않아.
매년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해. 방울토마토는 예외지만, 방울토마토는 혼자서도 잘 자라. 아무렇게나, 어디서나."
"왜 그런 얘길 하시는 거예요?"
"삶이란 이어달리기와 같아, 비올레트, 내가 누군가에게 바통을 넘기면,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바통을 건네지. 내가 너에게 바통을 넘겨줄게. 언젠가 너도 다른 누군가에게 바통을 건네도록 해."
"전 세상에서 혼자인걸요."
"무슨 말이야, 여기 내가 있잖아. 나 다음엔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거고, 레오닌의 장례 날 어떤 말이 나왔는지 알고 싶으면 네가 직접 써봐. 이따 잠들기 전에 써봐’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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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수확했는지 매일 따지기보다는 네가 어떤 씨앗들을 심었는지 생각해보렴.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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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절대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종이 한 장을 들고 찢어보세요. 찢긴 조각들을 아무리 이어 붙인들, 찢기고 구겨진 자국이며 테이프의 흔적은 영원히 남잖아요."
"그렇다고 치죠. 그래도 이어 붙인 종이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써나갈 순 있지요."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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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휴식 중인 것은 아니다"라고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어떤 사건이 잿빛 일상에서 확 떠오르려면 백색의 시간, 별일 없이 살아가는 중립의 지속이 필요하다. 허를 찌르는 순간은 거의 항상 자잘한 소음을 배경으로 삼는다. 단조로운 일상이 없으면 전격적인 변화도 가능하지 않다. 우리 일상의 선율은 일종의 통주저음低音이다. 그 통주저음을 배경 삼아 이따금 가슴 떨리는 아리아가 연주된다. - P71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우리 삶은 소설이 아니요, 늘 그날이 그날 같다. 일상에는 기억할 만한 일화가 별로 없다. 매일매일 거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삶에는 사건이 점점빈곤해진다. 뭐 새로운 것 없나? 이 물음에는 늘 똑같은 대답이 튀어나온다. 별일 없이 사는 거지, 뭐.
그런데 인간은 일화 형식의 일상을 소재 삼아, 그 소재가 아무리 하찮을지라도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살아간다.
평범함의 과제는 폭풍 같지 않은 폭풍의 일상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시시해 보이는 폭풍이 이어지면 가장 강인한 마음도 무너뜨릴 수 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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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 어떠한 향락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요컨대, 흔들림 없이 자기 힘을 시험하라.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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