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의 꼼꼼함

고백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일본 소설은 즐겨읽지 않지만 미야베 미유키 시리즈 중 솔로몬의 위증과 화차를 무척 재미있게 읽은 후 이 책이 좋다는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 일본 소설류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리나라 소설과는 많이 다르지만 다르기 때문에 흥미로운 부분도 많다.

줄거리를 간추려보자면 그다지 복잡한 이야기가 아닌데,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 하는 구성은 일본 소설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도 사실 일어난 사건은 단순한데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장과 말과 행동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이 종착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청소년이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왜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죗값을 치르지 않는가. 피해자는 분명한데 가해자는 불분명한 상황에서 피해자는 억울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으니 나라도 가해자에게 벌을 내리겠다.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그래 저 사람은 그래서 그랬을거야라는 이해가 가능한 것은 그만큼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집어 들자마자 2시간 안에 독파했고 결말은 조금 씁쓸하긴 하지만 어쨌든 현대사회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그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정말 현실감 넘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