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꽃은 왜 아름다운가 - 상
장혜영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8월
평점 :
꽃은 왜 아름다운가
누구나 꽃을 아름답다고 한다 향기까지 나는 꽃을 보면 마음까지 순화됨을 느낀다
그러나 그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도 더러운 흙에 뿌리 내려 생명을 유지하고 꽃을
피우는 것이다. 어느 것이 아름답고 더러운지 명확하게 선을 긋고 정의 내릴 수 있는
문제 일까? 이 책은 아픈 상처를 가진 가련한 운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석수 일을 하시는 가난한 아버지를 떠나 부자에게 시집간 어머니를 둔 석주. 그에겐
돈 밝히는 어머니, 돈 자랑하는 새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지어준 ...돌과
술 밖에 모르는 아버지를 가진, 어느 곳 하나 마음 붙일 곳 없는 주인공이다.
그는 부처님을 절에서 조각하는 일을 맡게 된 아버지를 보며, 아버지가 부처님을
조각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다. 그에게 운명 같이 다가온 여자가 있었다.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치한이라는 오해를 받고 경찰서 까지 자신을 끌고 갔던
당돌한 여자 ‘지혜’ 아름다운 모습의 그녀는 얼음장처럼 차고 더러운 것은 추호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결벽증을 가진 사람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 들어간
석주는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지혜를 만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 또한 아픔이
있는 인물이다. 아버지는 물난리에 돌아가시고 나중에 어머니가 임신사실을 알고
낳은 쌍둥이 두 딸중에 막내딸... 어머니가 자신들을 키우시기 위해 어려운 세월을
보내며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하고 도움을 받는 것을 보며 그녀는 그 더러움에
몸서리 치며 엄마와 언니로부터 도망친다. 그러나 그녀의 대학등록금, 유학비를
댔던 언니도 남자와 밤을 보내고 받은 돈이 었던 것을 알고 연락을 끊고 만다
지혜가 그토록 고귀하고 순결하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와 언니의
희생 덕분임을 그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지혜를 늘 옆에서 지켜주던
석주는 지혜와 지혜의 가족을 상봉시켜주려는 자리에서 뜻하게 않게 교통 사고를
당하게 되고, 병원에서 검사를 하다가 위암 말기임을 알게 된다. 그때는 이미
차가운 지혜의 마음을 석주가 녹여버린 후여서, 석주는 자신의 병을 지혜가 알고
자신이 떠난 후 상처를 받을 것을 염려하여 자신의 시골 아버지 집으로 숨어든다.
지혜와 석주의 이야기 뿐 아니라 많은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돈 밖에 모르는
새 아버지는 자신의 재산을 이어받을 수 있는 아들을 생산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를 씨받이로 이용해 석주의 아버지와 정분을 맺게 하여 아이를 얻는다.
추하고 추한 인간 세상에 혀가 저절로 차졌지만, 그래도 결국 사랑이 있고
후회를 하고, 깨닭음을 얻는 인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석주의 아버지
‘양철수’가 불상을 만들고 그 앞에 사람들이 참배를 하는것을 보고, 우리가 손가락
질 하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불심은 있고 인간다움은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착하고 착한 지혜의 언니, 향미는 지혜의 미움과 질투 때문에 평생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지혜가 모든 것을 깨닫고 빗장을 내린 것에 대해
행복해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이야기들이 행복하게 끝이 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삶에는 모든 댓가가 필요한 모양이다. 큰 대가를 치루지
않고 먼저 아름다움을 깨달았으면... 내 주변에 나에게 흙이 되고 기쁨이 되어주는
가족에게 나도 그들에게 흙이 되어 아름다움을 피우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 하 두권을 읽으면서도 완전히 몰입되어 즐거운 독서를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