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터키의 국민작가의 작품이라는 입소문을 듣고 무척이나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한국의 '내 이름은 김삼순‘ 의 터키 버전일까? 라는 추측도 해보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몇 십분은 소설의 여운에 마음이 남아 차분한 기분에 휩싸였다.

피라예는 문학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아가씨로 치과의사인 아버지의 바람 때문에

치대를 다니는 여대생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 나도 몇 년 전 풋풋했던

대학교 시절을 회상해 본다. 친한 친구들과의 시간들이 소중하고 사랑이 찾아오는

그 시기, 터키의 피라예 역시 우리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여자이다. 그녀와

시 교환을 하던 남자친구 이상으로 남자로 다가온 사람이 생기게 되는데,

BMW를 타고 경호원을 거느린 ‘디야르바키르‘ 영주의 아들인 하심이다.

처음에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남자였지만 피라예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프로포즈를 하는 그 남자에게 피라예도 서서히 빠져들게 된다. 개방적인 이스탄불의

그녀에게 보수적인 디야르바키르의 아들인 하심은 쉽게 풀리는 사랑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많이 장벽들이 그녀와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하심은 자신의 고향에서

치과를 개원하지 않고, 1년간 아이 갖는 걸은 늦추겠다는 그녀의 조건에 수긍을

하여 그녀의 마음을 얻게 된다. 그러나 하심의 부모님은 아들내외의 신방을

자신의 집 맨 꼭대기에 차리고 하심의 병원을 디야르바키르에 개원하고 하심은

그녀와의 약속을 어기게 된다. 피라예는 어떤 선택도 모두 후회가 있을 것이라면

그래도 하심과의 결혼 생활에 다시 한번 기회를 걸고, 학교에 남아 조교가 될 수

있는 기회와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접고 하심의 신부가 된다. 그러나 계속 된

수난의 연속이다 침대 시트도 자신마음대로 갈 수 없고 누군가가 들어와서 청소를

한다. 그녀의 서랍을 뒤져 피임약을 찾아낸다. 그녀에게 서서히 아들을 낳아 대를

이으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유럽의 터키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댁과 며느리의

구조라는 것은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녀는 예쁜 딸을 출산하게 되지만 곧 이어

둘째는 아들로 낳으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그러던 중 그녀는 병원진료를 통해

나팔관 두 개가 모두 막혔다는 불임 진단을 받고 시부모님께 자신의 상태를 고백한다

그 고백으로 돌아온 것은 하심에게 둘째 부인을 맞게 하여 아들을 얻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친정 아버지의 건강의 문제로 이스탄불로 떠난 사이에 하심은 결혼을

하고 만다. 꼭 나의 일처럼 화가 났다. 뭐든 다 막아줄 것 같던 남편은 유순하고

줏대 없는 착한 아들일 뿐이었다. 그녀는 드디어 결단을 내리고 이스탄불로 떠나 자신의

인생을 새로 시작한다. 강하고 아름다운 피라예... 그러나 결론은 너무나 슬프기만 하다

그녀는 하심을 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처하고 남편을 빼앗겨 버린 것이다.

시종일관 하심을 미워만 했는데 마지막 하심의 죽음을 보고 나는 순간 깨달았다.

그 또한 피해자이고 불행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무엇이 사람을 살게 하고 죽게

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피라예...그녀는 왜 눈물 짓는 사랑을 해야만 했을까

안타까움이 인다. 아름다운 딸과 하심의 이름을 물려받게 된 그녀의 아들 하심을

생각하면 더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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