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라베스크..마티스와의 만남

블루 아라베스크 - 한 점의 그림으로 시작된 영혼의 여행
퍼트리샤 햄플 지음, 정은지 옮김 / 아트북스 / 2009년 2월

그림과, 화가의 삶은 나의 영원한 관심대상이다. 그러나, 나는 그림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그저 감상을 하는 것을 즐기고, 화가의 삶의

열정과, 그들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기본지식을 갖지 못하고 감성만 지닌 관찰자일 뿐이다.

내가 조금 알고 있던 화가는, 고흐나 피카소, 인기가 많고 접하기 쉬운

작품을 가진 이들이다. 가령, 엽서에나, 퍼즐이나, 가방에 인쇄되어있어서

생활속에서 접하면서, 문화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작품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의 관심대상을 만났다. 그는 블루 아라베스크의

저자, 퍼트리샤 햄플의 영혼을 단숨에 뺐어버린 ‘앙리 마티스’가 바로 그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마티스의 작품은 빨강이 선명하게 칠해있는 집에서, 빨간 식탁에

앉아있는 여인을 그렸던 ‘빨간조화‘ 뿐이었다.

저자는 마티스의 작품중 유명작이 아닌, ‘어항 앞의 여인’ 이란 작품을 우연히 보고

그의 그림에 붙잡히게 된다. 그리고 그 그림의 배경이 되는 스크린이 온 곳으로,

이국으로, 마티스가 중요한 작품들을 뱉어낸 고향으로, 달려간다.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것 처럼, 한 점의 그림으로 시작된 영혼의 여행이다.

그녀의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티스의 대한 애정 어린 글들을 따라가며

나 또한 그녀와 함께, 마티스가 그림 작업을 했던 보앵의 거리를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곳에서 저자는 장식 예술의 특성이 강했던 마티스가 생전에

바라보았던 그곳의 동양적 피륙들과 하렘의상들과 마주한다. 마티스의 아버지가

직조공 가계 출신이었다는 것이 그에게 조금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혼자

추측도 해보았다. 이 책은 단지 그림만을 말하지 않는다. 작가들도 등장하며,

피카소도 나온다. 마티스와 연관된 것들이 책을 읽어가며 그의 삶이라는 그림으로

머릿속에 그려진다. 마티스와 작업했던 수 많은 그의 뮤즈, 모델들.. 세월에

변화에, 젊었던 그녀는 지금 나이가 많은 노 수녀님이 되어, 로사리오 예배당에

마티스의 거대한 작품들과 함께 숨쉬고 있다. 만나볼 수 없지만, 작품곁에 늘

숨쉬고 살아있는 것, 그래서 마티스를 찾아나선 저자의 여행은 어느 골목에서

마티스를 맞닥들일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읽으면서, 문학과 그림, 그리고

화가, 여류작가, 영화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림을 모른다고 말하던 그녀의 말은, 사실이 아닌듯하다. 화랑에서 가만히

서서 그림을 보는 것보다, 마티스에 작품에 좀 더 가까워진 기분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