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리새 - 하 - 이승과 저승을 잇는 새 ㅣ Nobless Club 9
김근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바리데기 이야기를 소재로 쓰여졌다는 책 소개를 읽고 그 이야기가
어떻게 판타지 소설이 될 수 있을까? 궁금했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
하고, 많이 접했지만, 읽어보고 나니, 역시나! 신화판타지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옛 문화와 멋에
어우러진 소설을 읽는 것에 행복한 기분마저 들게했다.
16세기에 삼국시대, 피리새라는 이름의 소녀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함께
바오 가람을 주인으로 모시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피리새는
말을 하지 않아, 주변인들은 벙어리로 알고 있으나, 그녀가 말을 하면
주위에 귀신들이 몰려와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바오 가람은
아버지도, 그리고 할아버지도 나무‘신단수’를 베어 목숨을 잃고 명문가
의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었다. 폐쇄적인 성격인 가람은 처음에는
피리새를 가까이 하지 않지만, 자신의 죽은 아버지 귀신을 볼 수 있는
그녀에게 보호본능을 느끼고, 그녀를 보호해 줄 수 있는 화랑신검을
갖기 위해, 화랑이 되기를 결심하고, 나라에서 8명밖에 되지 않는
화랑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피리새만을 위한 결정은 아니였다. 그녀는
2대에 걸친, 나무와의 싸움을 겪은 후, 자신도 나무를 베어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는 것을 깨닫게 된것이다. 피리새는 귀신을 볼 수 있고
가람은, 화랑신검으로 귀신과, 나무를 벤다. 피리새가 말을 하면 귀신이
모여들고, 가람이 나타나면 흩어진다. 둘의 만남이 하늘의 뜻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 사건은 시작된다. 병져 누운 왕, 그리고 기력을
잃은 여왕, 그런데 그들에게는 왕좌를 이를 아들은 없고 6명의 공주만
있다. 막내는 어리고 나머지 공주들은 이웃나라 왕에게 시집을 갔지만
첫째 공주와 둘째 공주와의 왕권다툼이 불가피해지면서, 궁궐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그 때 서역에서 사신인 가리박사를 통해
공주중 한명을 서역의 무당으로 만들면, 왕과 왕비가 건강해질것이다
라고 황당한 조건을 제시했다. 그때 갑자기 등장한 7번째 공주가
‘피리새’라는 것이였다. 하루도 키운적 없는, 피리새를 공주로 삼고
멀고 먼 서역으로 보내려는 미리부인(왕비)의 행동에 화가 났다.
납치와 다름없이 궁궐로 올라온 피리새는 눈물의 시간들을 보내지만
그녀의 운명이라고 말하는 가리박사와 함께, 그리고 호위대장 가람과
함께 서역으로 떠나게 된다. ‘하‘에서는 서역으로 가는 멀고도 험한
과정들이 쓰여져 있다. 삼국연합 호위대를 얻을 수 있었던 피리새와
가람의 싸움들, 그곳에서 도깨비도 무찌르고, 처용의 그림으로도 막을수
없었던 역귀들과 싸워서 주몽의 도움도 받게 되었다. 하늘에서 흐르는
나 또한 황천강을 보는 것만 같았고, 용이 되기 위해 승천하는 이무기,
나무 귀신과, 구천을 떠도는 수백 수만의 혼령들이 이야기속에서
살아숨쉬는 듯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장면은, 기분 나쁘게 실실 웃기만
하는 ‘가리박사’의 실체를 알았을때와, 처용가의 또 다른 해석이었다.
힘없는 7번째 공주가 신이 될수 있었던 이야기...나에게는 소재인
바리데기보다 더 오랬동안 기억 할 것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