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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춤이다
김선우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전설의 무희, 최승희가 주인공인 나는 춤이다!!
책에서 만약 향기가 난다면, 이 책은 꽃향기와 열정의 향이 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승희씨에 관해서는 막연하게 무용가...일제 시대에, 일본에서 춤을 춘 여자.
라는 생각 뿐이 었는데, 이 소설을 통해, 조금 더 가까이 최승희씨 근처로 다가간
기분이 들었다. 일제 시대라는 뼈아픈 역사의 고통을 겪었던 우리 민족,
그 민족중에, 조선의 꽃이라고 불리운, 조선의 무희, 최승희...
1911년 태어난 그녀는, 춤을 추기 위해, 일본에서 춤을 배우고, 그곳에서
공연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났다. 어느 한 켠에서 들려오는 친일파, 최승희...
라는 것은 아마, 재능있는 예술인이기에 벗을 수 없는, 오해나 오명이 아닐까 한다.
그녀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당대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르기 까지,
그녀는 자신을 춤이라고 여겼다. 그 만큼 그녀의 삶은 춤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가 1911년이 아닌, 50년 후에 태어났더라면,
그 재능을 더 크게 발휘 할 수 있고, 행복한 무용가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
이 들었다. 안정된 춤을 위해, 결혼을 하고, 남편과 딸 보다, 춤을 더 사랑했던
천상, 무용가...일본 사람이 아닌, 조선 사람으로 춤을 추고, 머나먼 나라의
순회공연을 하며, 작은 나라, 조선을 알리고자 했던, 작은 여인, 그리고 그녀의
애처롭지만 아름다운 춤사위... 우리가 그 시절을 보지 못했음에 상상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내 눈 앞에는 그녀가 춤추고, 그녀가 한 숨 짓고, 그리고 대중 앞에서
미소 짓고 있는 그녀가 아련하게 떠오른다. 연습실 바닥이 발에서 배어나온 피로
칠해지고, 일본인 학생들이 독하다고 손가락질 해도, 최승희는 일본이 아닌, 세계속에서
춤추고 싶어했던 무용가였다. 소설 내내 그녀의 행적을 쫓는 예월에게 있어
그녀는 부러운 무용가이기 앞서, 자신이 좋아하는 춤, 바로 춤이 아니었을까
최승희가 가지고 있는 재능은 정말 대단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시대에도
단독 세계공연을 하고, 연예인처럼 인기를 누리는 무용가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최승희는 매니져 역할을 해 주었던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부터 독립을 한 이후
북한으로 가게 되고, 북한에서 생애를 마치게 된다.
소설이지만, 그녀가 실존 인물이었고, 그녀의 아픔을 알것 같아,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의 이야기까지 이러쿵저러쿵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는 뭐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는 나로서는..그녀의 열정과
재능이 부러울 뿐이다. 그리고 그 재능이 노력없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의 공연을 본 후처럼, 기립박수를 쳐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