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
왕찬현 지음, 기해경 그림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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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현실이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보통 경제적인, 즉 돈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 현실적인라는 돈의 규모(액수)는 부부끼리도 다르다. 만족해하고 덜 불안해하는 기준이 다르다. 결혼 생활에서 돈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자주 부딪히고 중요한 부분은 부부의 일상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많은 시간 속에서 마주하는 각각의 상황은 연애 때와 다르다. 사소한 것, 눈에 보이는 것부터 눈에 보이지 않고, 아주 거시적인 것까지, 어쩜 이렇게 다른지, 서로가 그려왔던 그림을 다시 받아들이고 그려내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혼자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서 둘이 마주쳐서 받아들여야 하고, 혼자 일 때와는 다른 삶의 모습들을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돈보다 더 크게, 더 자주 대면하게되는 결혼생활의 현실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소소한 일상들이 가득차 있다. 음식을 준비하고 대접하며 반응을 하고 보는 것, 집안을 어지럽히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 그동안 잘 먹지 않았던 음식들이 익숙해지는 것, 새로운 가족과 관계를 맺는 것 등등.

이 책의 저자는 결혼생활에서 마주치는 아주 작은(사실은 부부의 감정에 큰 작용을 하는) 일들도 그저 흘러보내지 않고 기억하는 훌륭한 재주가 있다. 단순히 집안일을 하는 남자 주부가 아닌 결혼을 준비하거나 신혼 부부에게도 꼰대들의 화법이 아닌 그들의 삶을 드러내면서 부부생활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데 꿀팁을 제공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나 또한 아내가 우리 가정의 경제를 담당하고, 내가 집안에서 집안일에 좀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저자처럼 결혼 후 대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주말에 일을 하는 내 직업의 특성상 집안일에 조금 더 신경쓰는 내가 안사람이 되었고, 아내가 바깥사람이 되었다.

결혼 전까지 나 역시 집안일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혼 후, 아니 결혼 후에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 세끼 식단을 고민하고 장을 보고, 매일 해야하는 일들을 하면서 엄마의 고마움과 가족의 일이 엄마에게만 집중되었다는 매우 차별적인 일들이 수십년간 일어났었구나를 깨닫게 되었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도 느낄 수 있듯이,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위주로 가정이 돌아가고, 경제생활을 하지 못한 사람은 사회적 정체성을 안정화하는 것이 쉽지 않고 주눅들기 쉽다. 특히 남자가 경제활동이 없고 집안인을 하게 되면 더 그렇다. 이 책은 왜 그런지를 알려주는 페미니즘에 관한 도서는 아니다. 그저 자기가 느낀 감정을 에세이의 형식으로 풀어나갈 뿐이다. 어쩌면 창피하고 내새울 수 없는(그래서 이상한) 일들을 이렇게 용기(?)내어 기록함으로 인해 가정에서 남자의 역할, 여자의 역할이 나뉘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가정에서 여러 영역들을 나누어 담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항변하는 듯 했다.

연하, 남편, 주부... 남편에 대한 고정관념을 제목부터 깨보려는 듯한 거창한 시도와는 달리 매우 소소한 일상이 담겨 있지만 그 안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우리 역시 고정적인 성역할로 서로를 옭매고 있진 않은지 살펴볼 수 있는 유쾌하고 재밌지만 결코 가볍게만 넘길 수 없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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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민 - 참여와 실천으로 세상을 바꾸다 세계 시민 수업 10
장성익 지음, 오승민 그림 / 풀빛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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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했다. 아직 원인도 불분명하고 치료제도 없다. 전파속도도 빨라 두려움과 공포감이 날이 갈수록 더해간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으니, 타인을 향한 과도한 혐오와 차별이다. 특히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는 정치인과 언론에 의해 선동되고, 그 목소리에 편승하는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늘어만 갔다.

바이러스는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끝없이 연구하고 개인의 위생을 철저히하며 나라의 방역시스템이 작동하면 언젠가는 잡을 수 있지만, 나만 살기 위해,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배제하고 이웃 나라를 미개하다하는 차별과 혐오는 막을 방법이 요원해보인다.



이런 시기에 보게된 책이다. 표지만 봐도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런데 과연 아이들만 배워야 하는 내용일까?

아내 회사는 물류회사다. 중국과의 교역도 당연히 적지 않다. 하지만 그 직원들도 중국이 망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쉽게 한다. 이미 이 사회에 중국 동포들의 수는 적지 않다. 유학생들의 수도 적지 않다. 그런데 그 중국인들 모두 없어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듯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에선 인종과 민족과 나라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모두 지구인일 뿐이다. 모두가 사람일 뿐이다. 게다가 우리 모두는 더이상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선 세계 시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물류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중국이 없어진다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생각을 왜 못할까?

지금의 삶을 위하여 내일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진정 하지 못하는 것일까?

중국이든 중국인이든 우리가 무시하는 외국인 노동자든, 우리 모두는 사람이며 우리 모두는 서로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연결된 사람이며 연결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중국에서 발병한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경제, 교통, 통신, 정치 등등 모든 것이 벽을 넘어가고 있는 마당에 새로운 벽을 세우는 우리의 혐오와 차별은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우리끼리만 나만 살아남기에는 이미 이 사회는 너무 거대해버렸다. 돌이킬 수 없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우리는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계가 결코 우리 나라만 살아갈 수 없다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부터 인정하고 피부 색과 살아가는 나라와 살아가는 방식이 달라도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결국 고립되는 것은 그 자신이 될 것이다.

우리는 못 배워서 그렇다치자.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세계가 하나라는 것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다름을 끼어앉으며 벽을 넘어 살아간다는 것을 꼭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며 지금 그것을 깨닫지 못한채 파멸의 길로 걸어가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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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 - 다양성을 존중하는 우리 세계 시민 수업 9
윤예림 지음, 김선배 그림 / 풀빛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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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이미 우리 주위에는 적지 않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니 국제 기준으로 말하면 이미 다문화사회라고 할 수 있는 수치다.



이렇게 변화하는 사회와 달리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폭력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밖으로 표출되는 것 같다.

생김새가 다르고, 먹는 것이 다르고, 믿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무지가 공포심으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아이들 책이지만 배우지 못하고 변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기성 세대들에게 오히려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책으로도 좋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으로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야할 책임이 기성세대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먼저 읽고 혹은 함께, 그리고 선생님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면 좋은 책인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변화되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는 것이 차별 없는 사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이 책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순히 우리 사회가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며 이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야한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나 중심의 배려에 대해서까지 알려주는 것이었다. 우리 중심의 친절과 베품이 상대에게 오히려 차별과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쉽지 않은 개념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작년에 나온 [선량한 차별주의자]란 책을 아이들 입장에서 잘 설명해주는 부분이 특히 좋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대보다 어른이 될 아이들은 우리모다 더 다양한 사람들과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텐데 그 삶의 모습이 두려움과 공포로 일관된 차별과 배제의 모습이 아니라 포용과 관용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데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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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 당신이 몰랐던 글쓰기의 비밀
우종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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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작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많은 사람들이나 혹은 개인 sns도 글쓰기의 행위다.

그런데 글쓰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게 느껴진다. 괜히 우리나라 국어교육엔 작문 수업이 미비하다며 그 책임을 돌리기 일수다.



이 책은 그래서 제목부터 눈에 들어왔다. 일단 글쓰기 책 치고 두껍지 않다. 그리고 따분하지 않다.

본문 이미지


이렇게 작가가 자신의 핵심 메지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대단한 재주다. 주로 글쓰기 책들이 빽빽한 글로 채워져있어 겁부터 나는 것에 비해 이 책은 그 두려움부터 제거한다.



이 책은 작가가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글쓰기의 태도에 관한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태도를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그 과정을 수행하고 있바고 가정한채 쓰는 실용서이다.



글을 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것이거나 생각을 다 정리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것부터 각종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설명하지 못하는 개념정리 및 고정관념을 말하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으니 어려운 책은 아니지만, 다 읽었다고해서 다 아는 책도 아니다. 글을 일단 써본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며 꾸준히 앉아서 글을 쓰지만 무언가 막혔다고 생각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또한 나만 알아보는 책이 아닌 독자에게 전달되는 글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에게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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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마야 뒤센베리 지음, 김보은.이유림.윤정원 옮김 / 한문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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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이사를 했다. 오래된 아파트라 주방 싱크대와 욕실 세면대와 변기를 교체했다. 이 모든 것을 계획하고 찾아보고 결정한 것은 아내다. 우리 집은 수리와 인테리어는 아내가 나보다 잘한다. 나는 요리를 즐겨하고. 

그런데 주방 싱크대 사장님은 계속 나에게 연락을 했다. 욕실 세면대 변기 사장님은 오셔서 계속 나에게 설명을 해주셨다. 분명 그 현장에서 주도적인 것은 아내였는데.

결혼하고 나서 몰랐던 것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남 녀가 있을 때 여자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거나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일 수록 남자에게 더 많이 이야기하고 남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일상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병원에서도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생명이 왔다갔다하게 하는 일이다. 삶의 질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병원에서 여성들이 아픔을 호소할 때 너무 이르면 건강염려증이라하고, 꾹참고 가면 왜 이제왔냐고하고, 스트레스다 민감해서 그렇다고 쉽게 판단하는 일이 매우 빈번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자주 겪는 질병에는 예방과 의약개발이 매우 더디다는 것은 매우 놀라웠다.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일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은 큰 자괴감을 가져온다.

남자라고 안전하다고? 대부분의 이성애자들은 여성과 결혼 생활을 하며 가족 중에 여성이 없을 순 없다. 이들과 잇대어 살아가는 남자는 여성이 행복해야 남성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의 생명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도 안전해야 그와 함께 살아가는 남성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의사들만을 위한 것도 아니고, 현재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만 읽어야하는 책도 아니다. 각계 각층에 만연한 여성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이토록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우리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차별받는 여성들의 억울한 울부짖음에 더 귀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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