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코딩 유어 도그 - 과학으로 반려견을 해석하다
미국수의행동학회 지음, 이우장 옮김 / 페티앙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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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코딩 유어 도그』는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견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 주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책의 첫 장을 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동안 강아지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얼마나 얕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반려견을 감정과 신체를 가진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바라보게 만든다.  


우리 집 강아지는 올해 12월이면 아홉 살이 된다. 숫자로는 분명 노령견이지만, 내가 보는 모습은 여전히 장난꾸러기다. 애교는 더 많아졌고, 간식을 향한 열정은 오히려 폭발적이다. 집에서는 여전히 어린 강아지처럼 뛰어다니고, 밤이 되면 슬그머니 2층 베란다로 올라가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다. ‘얘는 아직도 한창이다. 노령견이라고 하기엔 너무 건강하다.’ 그러다 책 속 문장을 만나게 되었다. “노령견의 변화는 겉보다 행동에서 먼저 드러난다.” 이 한 문장은 나의 믿음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겉모습이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 친구도 아무렇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지은 건 결국 나였다.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강아지의 행동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요즘 밤에 자주 깨서 나를 깨우는 행동, 낮에 창밖 사람만 지나가도 민감하게 짖는 모습… 그동안 나는 ‘원래 진돗개가 경계심이 많아서 그래’라고 넘겼다. 하지만 책은 행동의 변화가 몸과 마음의 변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알려준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밀려온 나는 바로 수의사에게 상담을 받았다. 다행히도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놓치고 있던 감각이었다. 강아지가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진심으로 읽어내는 사람인지, 아니면 편하게 넘어가는 보호자였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이 책은 어릴 때 사회화 교육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우리 강아지의 과거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세 살 무렵 옆집 강아지를 문 사건이 있었고, 그 뒤로 다른 강아지들과의 산책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 나는 늘 걱정했다. 혹시 외로워하지 않을까? 혹시 다른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상처가 되진 않을까? 그런데 책과 수의사의 설명을 듣고 나니 내가 그동안 얼마나 ‘사람 기준’으로 걱정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진돗개는 독립적인 기질이 강하고 스스로 편안한 공간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 강아지가 밤마다 2층 베란다로 올라가는 행동은 외로움이 아니라 안정감을 찾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사실을 새삼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반려견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꿔 준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반려인의 감각에만 의존하던 나에게 이 책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했다. 반려견의 감정, 불안, 신체 상태, 종 특성, 행동의 원인을 면밀히 설명해 주어,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이 처음으로 명확한 답을 얻게 되었다. 읽는 내내 “이걸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수없이 들었다.


책을 덮고 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신호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깊게 느끼며, 반려견의 언어를 해석하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이런 변화는 권의 책이 있는 영향력이라고 보기엔 너무 크다. 반려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더좋은 보호자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추천한다. 책임감 있는 반려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최고의 안내서이자 오래 곁에 두고 다시 읽게 되는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있다.

노령견은 겉으로는 나이 든 징후가 거의 안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이다. 보통 근본적인 건강 문제의 최초 또는 유일한 증상은 행동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 P371

교육을 위해 사용할 도구를 선택할 때는 "나에게 이 도구를 사용하면 어떨까?" 또는 "어린아이에게 이 도구를 사용해도 될까?"를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둘 중 어느 질문에든 ‘아니요’라는 답이 나온다면 개에게도 사용해선 안 된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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