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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정원 - 2025 제19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주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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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일단 흰 눈밭에 새겨진 듯 정갈한 커버 디자인이 파격적으로 아름다웠다. 이렇게까지 텍스트의 힘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정면돌파하는 기백이 느껴지는 표지는 감동을 줄 수밖에 없다.

표지만큼 실린 글들도 저마다의 색채로 아름다웠다.

서장원-히데오, 임선우-사랑접인병원이 특히 재밌었고 이주란-겨울정원은 곱씹을수록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늘 똑같은 것 같은 하루라도 모든 날들은 미세히 조금씩 다르며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나라는 세계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이야기여서 좋았다. 오랜 시간 천천히 낡으며 더 멋스러워진 빈티지한 가죽 노트 같은 글이었음.

여섯편의 소설 모두 즐겁게 읽었습니다.


-도서제공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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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김나현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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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소설이었다. 뭐라 딱 정의 내리기 어려운데.. 여러 인물의 시점으로 각각의 스토리와 비밀이 밝혀질 때마다 이야기의 장르가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건조한 드라마였다가 미스터리였다가 은중과상연같은 지긋지긋하게 사랑하고 미워하고 서로를 못 견디면서도 끝내 받아주는 먹먹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결국 나중엔 뭐가 진짜 일어난 일인지도 불분명해지는 시점이 오는데 이상하게도 이 소설에선 그런 걸 따지는 게 전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어쩌면 우린 다 이 세상에서 ‘나’라는 배역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삶이라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 덜어내고 덧붙이고 각색하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 그 모든 선택도 모든 시간도 결국 다 나 자신이고 내게 일어난다.

읽으면서 내가 배우가 돼서 여러 사람의 생을 체험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긴 꿈을 꾼 것 같기도 했다.

상큼하고 귀여운 표지에 비해 생각보다 더 묵직한 여운과 짙은 잔상이 남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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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신
리즈 무어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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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에 책 받자마자 어마어마한 두께에 압도당했다. 약 700p에 육박하는데, 이 정도 볼륨의 이야기일 경우 재미가 없으면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에.. 🥹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필요없었고, 초반의 잔잔함을 조금만 견뎌내고 2~300p 가량을 읽고 나자 탄력이 붙어서 금방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등장인물이 많고, 인물의 시점과 시간대가 자주 변하는데 그래서인지 내가 탐정이 된 기분으로 각 인물들의 사연과 알리바이를 파헤치듯 읽는 재미가 있었다.

두꺼운 페인트칠로 굉장히 섬세하게 여러겹 덧칠된 그림 밑에 감춰진 진짜 원본,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의 소설.
다 읽고 나면 아 이래서 제목이 숲의 신이었구나, 시선을 끌었던 표지의 분홍색 페인트는 이런 의미였구나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페이지의 여운이 많이 남았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달려온 700p의 여정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잔잔하게 파도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마음껏 표류하며, 잘 짜여진 스릴러 소설을 체험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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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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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쏙 들어가는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깔끔하고 예쁜 커버와 책 내지 위아래옆면에 인쇄된 문양까지.
읽기 전부터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던 책이었는데
단편을 하나씩 읽을수록 이 책이 더 좋아졌어요.

걷다, 라는 테마에 맞게 묵묵히 자신의 일상을 걸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잔잔하면서도 반짝이는 가을 햇살 아래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읽었습니다.

다섯편의 이야기들이 다 좋은데, 저는 일상 속의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해서인지 특히 이주혜 임선우 두 분의 단편이 너무 좋았어요.

산책할 때마다 챙겨나가서 읽고 싶은 책.

선선한 이 가을에 공원을 걸으며 혹은 벤치에 앉아서 읽기 좋은 이야기들입니다. 반짝이는 물결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소리를 들으면서.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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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 기존의 호혜, 증여, 분배 이론을 뒤흔드는 불확실성의 인류학
오가와 사야카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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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청킹맨션이라는 공간에 대해 개인적인 호기심이 많았는데, 이 책을 보자마자 제목과 표지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읽고 싶었습니다.
운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받았는데요,
일단 인문서적임에도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어요..

청킹맨션에 사는 사람들의 공존 방식이 정말 신선했고 흥미로웠습니다. 서로를 믿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믿지 않기 때문에 뭔가를 바라지 않고 서로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이렇게 자유로우면서도 순수한 형태의 공존이 있을 수 있단 게.. 진짜로 새로웠어요.. 저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좀 더 열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꼭 드라마나 영화, 넷플 다큐를 보는 것 같은 영상적인 매력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는 평소 소설/시만 주로 읽어서 ㅠㅠ ㅋㅋ 비문학을 거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내용도 너무 흥미롭고 어렵지 않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어요.
청킹맨션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 새로운 형태의 공존 방식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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