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도둑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6
김태호 지음, 허아성 그림 / 리틀씨앤톡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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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시리즈 서른여섯 번째 책 ‘눈물 도둑’.

김태호 작가님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주인공 ‘테오’가 눈물을 흘릴 때마다 조그만 깍정이가 나타나서 테오의 눈물을 받아서 모으고, 눈물자국까지 야무지게 챙겨서 어디론가 가버린다.

떨어진 눈물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눈물 도둑은 훔친 눈물을 가지고 테오의 마음속 바다에 가서 첫 눈물방울을 심는다.

한편 테오의 누나 ‘소이’는 침대에 누워서 웃지도, 울지도 않고 무표정인 채로

병실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소이의 바다는 눈물이 마르고 안개만이 가득했다.

이대로면 소이도, 소이의 눈물 도둑 '줄주리'도 위험하다.

 

테오가 누나를 걱정하는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저려왔다.

천장을 바라보는 누나의 텅 빈 눈빛을 그 작은 아이가 봤을 때 나도 같이 코가 시큼해지고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이내 소이의 마음바다 지킴이 줄주리와 테오의 마음바다 지킴이 ‘퉁이’가 테오의 눈물을 가지고 가려고 나타나자 이야기가 박진감이 넘치고 귀여워진다.

 

줄주리와 퉁이가 메고 다니는 가방에는 작은 창문이 있는데

이걸 통해서 현실 세계와 마음속에 있는 바다로 이동한다.

사실 이들은 눈물을 훔치는 도둑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바다를 마르지 않게 지켜주는 아주 작지만 소중한 존재들이다.

하품으로 생긴 눈물은 수면제와 같은 효과가 있고 행복해서 생긴 눈물은 아주 단맛이 나는 등 작가님의 기발한 표현에 우리 집 초3 아이도 그 맛을 상상하느라 머릿속이 바쁜 모습이었다.

평소 눈물이 많은 이 초3 아이는 “내 눈물은 똑 하고 떨어지는 눈물은 많지 않고 주로 얼굴을 타고 흐르잖아요. 그럼 내 눈물 도둑은 어떻게 내 눈물을 가지고 갈까요?”라고 한다.

소이의 바다가 위험하다.

소이를 지키기 위해 같은 병실에 있는 사람들의 눈물 도둑들이 모두 모였다.

마음의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각기 다른 마음의 섬에 있어도 이렇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힘을 모아 소이의 바다를 지킬 수 있을까?

 

나의 어린 시절엔 울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신다고 하였고,

이러한 관념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져 울면 그 상황에서 지는 것 같고

나약해 보이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 앞에서 절대 울지 않게 되었다.

40대가 된 지금 나는 여전히 아이들 앞에서는 울지 않으려 애쓰지만,

엄마가 아닌 나 자신으로서는 이제는 슬프면 울어도 되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다는 걸 알고 있다.

감정에 솔직해야 하고, 슬플 땐 눈물도 흘려서

마음의 바다를 깊게 만들어 놓는 과정이 쌓이면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아이에게 심어준 것 같아서 참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이 힘들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

책 ‘눈물 도둑’은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눈물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나와 가족, 그리고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위로하고

힘을 주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재밌게 그려낸 것 같다.

어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깊이가 있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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