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가족
홍상화 지음 / 이소북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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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도 힘들고, 이제 어른이 되어 또다른 어른이 되려하는 아이를 이끌어주는 것도 힘듭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지독한 입시제도가 마치 통과의례처럼 무시무시한 입을 벌리고 길을 가로막고 있을 때에는 말이죠. 입시라는 벽에 부딪쳐 극복해 나가는 이들도 있지만 보다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고 좌절해버리기도 하고, 또 어렵사리 극복을 했지만 상처가 너무 심해 얼마 가지 못하고 함께 좌절해버리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깠습니다.

홍상화 선생님이 그동안 줄곧 다루시던 역사의 무게를 던지시고 입시제도라는 사회속의 청소년과 어른들의 모습으로 시선을 던지신 이유도 그런 안타까움에서 나온 건 아닐까 싶습니다. 홍상화 선생님의 작은 소설은 한 가족의 모습만을 멀리서 보여줄 뿐이지만 그들과 같이 가슴 아파하다보면 젊은이들은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가는 것이 옳은지, 어른들은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깨닿는 데에는 계몽과 설교가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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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강에 피는 사랑 1
고든 글래스코 지음, 정봉익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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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시작되면서 이미 사랑에 빠져 있는 커플들이 소설이 끝날때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랑은 짧았습니다. 서로의 마음 속에 상대를 간직하며 지내는 그들을 정작 역사와 사회는 갈라놓고, 멀리 떨어뜨려 놓습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역사 앞에서 인간의 사랑은 얼마나 작은지... 로맨스 보다도 운명과 역사의 갈등, 종교적인 해석의 선과 악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역자의 사연이 감동스러웠습니다. 역자가 오래전에 우연히 외국에서 읽었던 소설에 대한 기억이 이어져 번역을 시도했으나 책도 거의 절판된 상태고 작가도 사망한 이후라 저자권을 처리하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오래 전에 읽었으나 마음을 떠나지 않던 소설에 대한 애정으로 어렵사리 번역을 끝내고 국내에 소개되었다는 역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소설만큼이나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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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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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기발한 상상력이 일상소재에서 출발한다는 점 같습니다. <개미>한테서, 인간의 <뇌>속에서, 인간의 기원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이끌어냅니다. 이번 <나무>를 읽는 것은 그의 짧은 소설들로 하나의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그의 소설이 출발했던, 작가 자신의 상상력의 창고 한켠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주로 인간세상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있지만 작가의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력 때문에 아주 유쾌한 독서체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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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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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해피><야와라>보다는 <몬스터><마스터 키튼>에 가까운데 그 중에서도 최상입니다. 세계를 정복하려는 거대 음모가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시작되었다는 상상력도 대단하고, 우정과 관련된 인간관계 또한 눈물겹게 감동스럽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한 건 작가의 편집력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영화로 만든다면 (블록 버스터의 좋은 소재가 될 겁니다) 콘티를 다시 작성하지 않아도 될만큼 장면의 전환과 편집력이 뛰어난데, 흥미진진한 긴박감의 절반은 바로 그 편집력에서 나옵니다. 그동안도 우라사와 나오키의 드라마틱한 작품들을 재미있게 읽어왔지만 특히 <20세기 소년>은 너무 대단하고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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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진명 옮김 / 책세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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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영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우국>에 비하면 미시마 유키오가 <파도 소리>는 보다 순수한 연령을 대상으로 쓰여진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청소년 대상 소설처럼 계몽적인 내용에 몰두를 하기는 어려웠지만 바닷가 마을 그 풍경에 대한 묘사는 참으로 아름다왔습니다. 30살이 넘어 읽기에는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 늦었다는 생각이 들어 좀 슬프기는 하네요. 좀 더 순수했던 시절 읽었더라면 순수한 주인공의 사랑에 더 동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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