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꼬맹이 토토의 그림책
데릭 와일더 지음, 카티아 친 그림, 공경희 옮김 / 토토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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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반려견을 키우고 있지 않지만 반려견에 대한 강한 기억은 남아 있어서
이 책의 이야기가 남다르게 와닿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아서 부모님이 개를 키우셨던 것과
20년지기, 아니 이제는 20년도 훨씬 넘은...
가장 친한 친구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정확히는 그 친구가 키우던 반려견이 이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이 힘들어 하던 그 친구의 그 슬픔을 공유했던 그 때의 기억이 말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은 나이 든 개 이더라고요.
세상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맞이하는 개의 이야기를
순수한 동물의 언어로 따뜻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어요.
맑고 다정한 영혼의 목소리를 따라 슬프고도 아름다운 산책을 함께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알듯 모를듯한 깊은 위로를 받고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고 있지요.
저 역시 아이들이 늘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해서 고민도 많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영~ 자신이 없더라고요.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만도 어렵기도 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수월하지 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감당하기 힘든 건, 이별의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위로하고,
상실의 아픔을 달래주는 책들도 많더라고요.

이 책이 다르게 느껴진 이유는, 화자인 개가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주인공 개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매일 산책하던 숲의 모든 것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며
남겨질 어린 주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걱정하고 배려하지요.

이별이라는 것은 언제 겪어도 슬프고
죽음이라는 것은 늘 우리에게 두려움과 상실감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그런 이별과 죽음을 다루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의 화자인 개는 전혀 두려워하거나 슬퍼하는 느낌이 없습니다.
매우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이별을 준비하고 맞이하지요.
그렇게 맞이하는 죽음과 이별은 매우 평화롭고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만약 내가 죽음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 반려견처럼 평화롭고 고요하게 준비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일 그 자체만으로...
죽는 날이 다가온다는 것은 엄청난 슬픔과 두려움을 줄 것 같아요.
한 편으로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
그리고 변함없는 사랑과 애정을 그린 이 이야기 속에서
헤어짐이 우리에게 남기는 가슴 깊은 슬픔보다
사랑하고 사랑을 받은 우리 마음에 남는 행복과 소중함을 더 느낄 수 있었어요.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이 다시 찾아오듯,
이별의 끝에는 함께 나눈 빛나던 시간들의 추억과 새로운 만남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그런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나눈 빛나던 시간들의 추억은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아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겠지요.

좋은 그림책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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