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기다리는 시간 강석기의 과학카페 9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년에 발표한 과학 에세이를 묶어 구성한 과학카페 시리즈. 코비드19(국내에선 코로나19)는 올해의 세계적 이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과학카페 시리즈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글을 연다.

과학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우리를 구원해주고 있을까. 이에 대해 여덟 개의 파트로 나누어 글이 펼쳐진다.

완독을 마치고 나서 느낀점부터 얘기하자면, 과학이 우리의 삶에 혹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관여를 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없어서 맥이 빠졌다. 어떤 현상, 어떤 이슈를 가지고 그것을 교과서처럼 풀어 해석한 책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교과서와 목적이 같은 '수업'이라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대개 '교양의 습득'을 목적으로 읽는다. 그런데 이과생이 아니라면 일단 등장하는 용어들부터 진입장벽이 높다. 용어에 대한 친절한 주석도 별로 없다. 가끔 배려한답시고 예로 끌어들이는 사물이나 현상들은 그것에 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없으면 또한 이해가 안되는 수준이다. 쉬운 비교대상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을 가져오니 '그래서 이건 또 어떤 거야?'하고 의문만 증폭되었다.

물론 이런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잘 되지 않거나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찾아보면서 읽을 필요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많아져버리면 읽기 자체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각 파트마다 소질문들이 몇개씩 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한 확실한 대답이나 결론을 내리는 글이 많지 않다. '과학'에 초점을 두었으면 깔끔한 결론이나 근미래에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분석을 썼으면 했고, '에세이'에 초점을 뒀으면 교과서적인 설명이 아닌 좀 더 친근한 방식으로 다가왔어야 했는데, 과학에 초점을 둔 설명을 하다가 갑자기 감상적인 결말로 끝을 맺는 몇몇 글에 황당함이 일었다.

나는 이런 교양과학서적들이 독자들이 과학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과학카페'가 정확하게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책으로 묶어서 낼 때는 사회적 현상이나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과학이야기들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좀 더 단순한 비교대상을 찾거나 전문 용어 대신 친근한 대체 용어 사용 등)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니면 아예 '뉴턴'잡지처럼 좀 더 전문적인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던지.

과학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만 잘 몰라서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역시 과학은 난해해'라고 생각하며 멀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