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첫사랑 로스타임 - Novel Engine POP
니시나 유키 지음, 제로키치 그림, 조민경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되게 달달하고 풋풋한 사랑소설일 줄 알았다. '로스타임'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여기서는 주요 인물만 움직일 수 있는 특정 시간을 말함)를 통해 남녀가 만나고, 그 시간을 통해 사랑이 싹트고, 위기가 오고 이겨내던지 못 이겨내던지 아무튼 결말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하는 평범한 연애소설 말이다.
글 자체는 라이트 노벨류다보니 어렵지 않다. 작정하고 읽는다면 한두시간이면 다 읽을 분량. 그런데 작가가 뭔가 있어보이고 싶었는지 상대성이론이나 하이데거를 언급하면서 주인공들이 겪은 '로스타임'을 어렵게 설명한다. 마지막에 가서 그것을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풀어내려고 하는데 그 역시 난잡한 설명이라 이해를 하는데 몇 번이고 읽어볼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이 겪은 '로스타임'을 포함한 시간은 주관적 시간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신이 관리하는 절대시간이 있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말은 억지로 끼워맞추려다 실패해서 뒤틀어져버렸다.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뭘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상태로 끝나버렸다.
소재 자체는 참신했는데 작가의 역량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머리로는 명화를 상상하는데 손이 상상에 못미치는 그림을 그린달까. 차라리 좀 더 꼼꼼하게 한 장면 한 장면 심혈을 기울여서(설사 그것이 책의 두께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해도) 좀 더 촘촘하게 이야기를 짜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상당히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