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서울대 교수 8명이 서울 남부 교도소의 수감자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수록한 책이다.  과연 어떠한 내용으로 인문학을 전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열었는데, 쉬운 강의 하나 없이 모두 깊이있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이해하기 위해 몇번을 곱씹어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이 많았다. 결코 나에게 쉽지만은 않았던 책. 하지만 깊이있고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나의 생각도 넓고 깊어졌으리라 보람찬 마음이 들며 모르던 세상에 또 한발짝 내딛은 듯 뿌듯하다.


여러 강의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독일에 관한 것이었다. 히틀러의 유태인 대학살을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고 반성하려는 노력이 오늘의 독일을 이루어냈다는 것. 현실과 타협하며 자기합리화 하며 망각해가는 편한 길이 있었음에도 그 길로 가지 않고, 잘못을 파헤치고 반성하고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성찰하는 그들이었기에 경제는 물론 철학까지도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독일의 일을 교훈으로 삼아 교도소 수감자들에게는 각각의 지난 과오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 필요할 것이고, 독자는 또 독자들 나름대로의 잊고 싶은 과거에 대한 반추할 기회를 가져보는 좋은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남미인들의 자기를 찾으려는 과정과 노력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잘알지 못하던 세계에 대한 역사 공부도 됨과 동시에 원주민과 백인의 혼혈인종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너무나 어렵게 보였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아가는 것을 보며 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어떤 누군가의 가치기준에 따를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고유한 것에서 해답을 찾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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