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급투쟁 - 난민과 테러의 진정한 원인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희상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된것은 순전히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보았다는 이유 하나 뿐이었다. 계급투쟁이라든가 난민 같은 단어와 워낙 친하지 않고 관심사도 아닌 나같은 사람마저도 그 이름을 들어봤다는 것은 그만큼 유명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책을 받고 심술쟁이 욕심보같은 인상에 약간 실망했었드랬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점점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사상가 중의 한명이라는 저자 소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작년 가을 파리 테러에 정말 놀랐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도 경악할 만한 사건이었던 일이 서구사회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그 테러의 피해자중 하나는 난민들이다. 난민들속에서 테러리스트를 찾고자 하고, 거기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는 대중들에게 애꿎은 원망을 받으며 얼마나 고달플까.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무조건 반대하는 대중영합주의도, 그렇다고 자비와 관용에 호소하는 좌파의 태도도 모두 옳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감성을 배제하고 올바른 이성의 힘으로 난민과 테러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규칙을 세워 체계적으로 난민을 도와야한다고 말한다. 동정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난민을 도우려 해서는 안되고 돕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예리하면서도 일체의 가식이 없는 저자의 접근태도에 더욱 진실성이 느껴졌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에는 글로벌 자본주의가 있다. 그것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다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가 혁명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계급투쟁을 수행하는 유일할 길은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자들의 세계적 연대를 강조하는 것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읽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번역 어투에 모르는 용어들, 철학적 사유들로 인해 한문장을 여러번 읽어야 했던 적도 많다. 그러나 한문장 한문장 읽어나가며 지금 이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하나하나 곱씹으며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다. 큰 스승에게 지적 자극을 받으며 큰 배움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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