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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왕국 이야기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38
리키 블랑코 글.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5년 12월
평점 :
강을 사이에 두고 오랫동안 사이가 안좋던 두왕국이 있었다. 왜 사이가 안좋았던 것인지, 어떠한 사소한 이유에서 시작한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러던 어느날 서로 다른 다리를 통해 두 왕국은 각각 서로에 대한 총공격을 한다.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모든 사람이 다른 나라로 쳐들어 갔기에 텅빈 왕국에 도착한 그들은 어리둥절한다. 그러다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갈 기회를 잃었기에 도착한 그 나라에서 집을 이용하고 밥을 해먹으며 삶의 터전을 마련해나간다. 집으로 돌아갈 기회는 점점 멀어져가고 각국의 왕들은 협상을 하지만 그 무슨 이야기를 높은 의자에 앉아 긴 시간동안 나누는지는 몰라도 결론도 안나고 같은 일을 반복하며 겨울도 다 지나 봄이 온다. 윗선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알아챈 시민들은 알아서 살금살금 다리를 건너 고향에도 돌아가보고 하룻밤 묵고 가기도 하고 그 곳 사람과 교류를 쌓아간다.
책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어른인 내가 읽기엔 현실 정치에 대한 풍자로 생각되었다. 의미도 없이 옆나라와 경쟁하고 반목하고, 모든 것을 총동원해 공격하여 사람들이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윗사람들. 그 들의 힘에 의해 이유도 모른 채 고향을 떠나지만 정치인들의 무력함을 깨닫고 민간적 교류를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지혜로운 사람들. 언제 어느 시기, 어느 나라의 사람들에게라도 공감될 풍자적인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제목인 얼음 왕국 이야기에서 기대했던 내용과는 달랐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준 동화였다. 오히려 어른들에게 필요한 동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