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육체탐구생활
김현진 지음 / 박하 / 2015년 9월
평점 :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여자의 매력에 푹 빠져 빅팬이 되고 말았다. 프로필을 검색해보니 1981년생,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더욱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 여자는 세보이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따뜻한 마음씨를 품고 있으며, 무엇보다 대인배이다. 똑똑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가난하다. 그러나 내가 먹을 수 있을만큼만 추수하고, 낮에는 몸을 써 일하고, 밤에는 도서관에서 책 빌려다 읽고 쓰고 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고 싶다는 사람.
경제력으로는 타고 나질 못해 무능력했던 목사 아버지 밑에서 대학교, 대학원을 고학하고, 집에 백만원만 어떻게 안되겠냐는 아버지 말씀에 알바를 몇탕씩이나 뛰면서 싸구려 술로 하루를 위로하며 살았다는 사람. 그러나 피해 의식이나 패배주의 같은 건 그림자조차도 비치지 않는다. 타고나기를 먹물로 태어난 사람인 걸 알면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22개월간 새벽에는 녹즙 배달, 오후엔 카페 웨이트리스, 밤에는 대학원생으로 주경야독을 하는 모습. 너무나 멋있다! 패기가 팍팍 느껴진다. 비정규직, 건당 임금을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울고 웃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며 나도 덩달아 울고 웃었다. 그녀가 다독여주던 사람들의 아픔을 나도 함께 느끼며 이 여자가 멋있게 느껴지는 딱 그만큼 난 뭐하고 살았나하는 자괴감이 같이 따라붙었다. 사회 이구석, 저구석에 다양하게 관심을 두며, 직접 뒹굴어도 보고, 술도 먹고 싶을 만큼 먹어보고. 팬이 아니될리야 아니될 수가 없다. 책 읽으며 이런 느낌 든 적 처음인데 저자와 이메일로라도 연락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진짜 당신 팬이라고, 너무 감사하다고, 세상에 눈 떠 주게 해주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하며 안이하지 않게 격렬하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