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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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 한가지. 예전엔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치장에 신경쓰고 꾸몄다는 것이다. 공작새나 사자처럼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예전은 주로 유럽의 예전이다. 그러다 어느 시기부터인가 남자의 패션은 수트로 한정되고 이제부터는 여자가 꾸미기 시작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니, 언제 또 바뀌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남자의 패션과 함께 짧고 단편적이나마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상을 함께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세계사에 굉장히 약해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나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같은 단어만 들어도 일단 기가 죽는데 여기선 그런 위화감없이 그림을 들여다보며 함께 그 시대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그런 단어들에 약간이나마 친화감이 생기지 않을까, 어디서 만난다면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가발을 풍성하게 쓰던 시대에는 수염을 기르지 않았고, 가발을 쓰지 않는 시대에는 수염을 길어 발란스를 맞췄다는 이야기, 지금은 당연히 생각하는 남자의 긴바지가 프랑스 혁명시기에 기존의 질서에 대한 반발의 의미로 생겼다는 이야기, 원래는 선원들의 의복이었던 세라복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울려 사랑받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참 많았다. 더불어 명화를 감상하는 재미까지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어떤 그림이든 돋보기를 들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와 상징들이 숨어있어 앞으로 그림을 볼 때 그러한 자세를 가져봐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지금으로서는 이상하게 생각되는 화장하는 남자들, 보기에도 민망한 코드피스 (샅주머니) 차림, 남자임에도 짧은 반바지에 스타킹에 거기다 하이힐까지 여러 의상들을 바라보며 패션이라는 것이 정말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구나 하는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 시대의 흐름 속에서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입고 살아가는 옷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비춰졌을테니 어떤 것을 보든 선입견이나 편견같은 것은 금물이다. 그 시절에는 각선미를 드러내는 것은 남자였고 여자의 다리는 긴치마로 온통 가려졌는데 지금은 그 반대의 상황이니 말이다. 그런 점들이 흥미로웠다.


또한 의복이 그 사람의 지위, 권위, 경제력등을 반영하던 시대로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초상화 제작을 의뢰하는 것은 지금으로 치자면 사진을 찍어 자신을 알리는 것과도 같은 의미를 갖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당대 최고 권력을 누리던 사람들의 의복에는 초점이 많이 맞춰져있는데 어렵게 살아가던 민초들에게 관심갖은 화가가 많지 않음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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