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링 북의 대유행 속에 어떤 책을 선택할 지도 크게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번 책 <야생을 그리다>는 야생의 동물들의 모습, 원시적 아름다움, 화려함, 신비로움 등을 골고루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저번 컬러링 북에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러한 좋은 경험이 또다시 시도해보도록 해 준 힘이 되어준 것은 분명하다. 허나 거기에 하나를 보탠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이웃 블로거님이 올리신 70대 노모의 컬러링 북 사진들이었다. 학교 공부를 하지 못하고 농사만 지어오신 어머니가 밤에 TV를 보면서 심심해서 다 칠해 놓으셨다는 그림들을 보며 감명받았었다. 멋있는 색감에도 놀랐고, 한장도 빼놓지 않으시고 다 해놓으신 성실함과 인내에도 놀랐고, 무엇보다도 할머니들에게도 당연히 존재하고 있을 색칠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내가 놓치고 있었다는 것에 가장 놀랐다. 그래서 이번 책은 오십대 후반의 우리 엄마와 함께 해 보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역시나 처음 반응은 뭘 그런 쓸데없는 것을 하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내가 한 장을 해놓고 다음 장을 색연필과 함께 펼쳐놓으니 아이들과 함께 "이거 재밌네"하면서 즐겁게 색칠하고 있는 우리 엄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갱년기 이후 잠이 안와 고생하는 엄마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컬러링 북이라는 것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을 가졌음을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그러니 눈이 안좋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좀 더 단순하거나 큰 그림들로 이루어진 책들도 나와준다면 여러모로 좋을 듯 싶다. 하는 과정에서의 단순명료한 머릿속, 다한 뒤의 성취감 등을 모두모두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