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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ㅣ 꿈결 클래식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민수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5월
평점 :
일곱살난 아들녀석이 자전거를 타며 놀다가 큰 벌레가 나왔다고 기겁을 하며 엄마에게로 달려온다. 문득 읽고 있던 책이 생각난 나는 이렇게 묻는다.
"엄마가 만약에 다리많이 달린 벌레로 변해버리면 어떡할꺼야?"
기독교계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녀석의 대답
"하느님한테 다시 돌아오라고 기도할꺼야."
"그래도 하느님이 안들어주면?"
"왜애, 꼭 들어주셔."
벌레로 변한 엄마를 어떻게 대할지 궁금해진 엄마는 끈질기게 다시 안돌아오고 계속 벌레로 있으면 어떡할꺼냐고 물어대고, 아이는 결국 짜증을 낸다.
"들어준다니까!"
그만큼 벌레로 변한 엄마는 상상할 수도, 어떻게 대해야할지 생각조차 하기 싫은 그런 일인 것이다. 너무도 유명한 카프카의 <변신>. 책을 읽지는 않았어도 이미 대충의 내용은 알고 있었다. 예전의 대학에서는 카프카를 논하고 어쩌고저쩌고 했는데, 요즘은 오로지 취업얘기 뿐이다. 이런 말을 듣기도 했고 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싶은 나는 카프카를 꼭 접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벌레로 변한 아들을, 오빠를 대하는 가족의 입장에서 읽어야 할 것인가, 벌레로 변한 한 인간의 고독과 황망함으로 읽어야 할 것인가. 실존주의 같은 말은 어려워서 싫다. 피부에 와 닿는 말이 좋다. 얼마전 읽은 <작가란 무엇인가>에서 어떤 작가가 말했다. 카프카를 해석하려는데 너무 의미를 두지 말고 단순히 상상력하나로만 봐도 좋을 것이라고. 그렇다. 누군들 벌레로 변신하는 인간을 상상했을 것인가. 그 상상력 하나만으로도 카프카가 이렇게 유명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요즘의 나태해진 독서생활에 전환점이 되었다. 밤을 세워서라도 훌륭한 책들을 읽고 머리에 자극을 주고 싶다.
"한 권의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
-- 프란츠 카프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