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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ㅣ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어쩌다 알게 된 제목인진 몰라도 듣자마자 읽고 싶었던 책. 여행을 좋아해서일까? 유럽이라서일까? 정여울이라는 작가 이름
때문이어서일까?? 유럽 배낭여행은 20대 대학시절의 로망이었는데... 못해봤다. 이유는 돈이나 시간의 문제보다도 더 중용한 용기가 없어서 였을
것이다. 난 내 주변의 사람들보다는 실행력이 좋은 편이다. 일을 잘 저지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배낭여행을 저질르지 않았던 것을 보면
여자 혼자 떠난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겁을 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지금까지 10년동안 매년 유럽으로 떠났다고 한다. 나처럼
길치에 몸치, 체력이 좋아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혼자서 기차를 타고 골목길을 걷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아껴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아가들과 함께하는 지금 상황에선 그냥 상상만 해도 너무 멋진일이다. 어디라도 나혼자서만 몇일만 있어도 자유를 만끽할텐데 게다가 유럽이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지금의 나는 20대와 달리 용기가 많이 생겼고 남의 시선을 그때보다는 의식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는 발전했다고 볼수도
있겠다. 그래서 유럽여행을 혼자서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멋진 사진에 작가의 멋진 감상까지 곁들여 있어 책읽기가 참 좋았다. 직접 갈 수 없을 지라도 책으로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참 멋진 일이었다.
목적지가 있고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다 보고 가야하고 뭔가를 배워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나에게 그저 길위에 있는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이고
아름다움이라는 것도 깨우쳐 줬다. 하지만 작가는 그 여행의 경험들로 글을 더 잘 쓰게 되지 않았는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독일 열차에서는 나의 반가운 동족들이 많았다. 아름다운 표현에 굶주린 사람들, 세상에 큰 쓸모는 없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쓸모를 지닌 향기로운 문장에 굶주린 사람들. 독일 열차에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돋보기를 쓰고 소설책이나 철학책에 밑줄을 치다가 가끔씩 차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와인처럼 달콤하게 들이마셨다. 저렇게 향기롭게 늙어가고 싶다. 부럽고 정겹기 그지없는 풍경이었다." -- p.40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볼수는 있지만,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는 나`를 볼수는 없다. 그럴때 나와 가장 닮은 얼굴은 같은 것을 보는 타인의 얼굴이다. 시스티나의 장엄한 아름다움 아래서,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음의 거울` 삼아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 스스로의 얼굴을 비춰본다." --- p.64
"베네치아는 내게 목적지 없이도 그저 길위에 있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곳에서 나는 길 위에서 무한히 흔들리는 삶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 p.75
"나는 그시절을 왜 그리도 주눅들어 보냈을까. 처음에는 그들이 부럽다가, 나중에는 나의 고정관념이 부끄러웠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왠지 엄청나게 손해를 본 느낌이었다. 나도 조금만 더 일찍 용기를 냈으면, 저런 멋진 배낭여행을 할 수 있었을텐데." ---p.78
"나는 어쩌면 세상을 배우느라 자신을 배울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아름다운 절벽마을 론다처럼 자신의 인생을 벼랑끝에 세워두고 잠시라도 `어떤 명함도 간판도 없는 나`의 내면을 투명하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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