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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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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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관 출신 집안의 주인공은 사촌 누이의 남편인 매형을 꽤 좋아했다. 대대로 역관 출신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의 혈통 때문인지 외국어 실력이 뛰어났고 인재만이 입학한다는 학교 출신에 유학까지 다녀온 사람이다. 그런 그가 선택한 직업은 목사였다. 목사인 그는 먼저 출국을 하고 나머지 가족도 매형이 있는 곳으로 떠났다.
그런 미옥을 다시 만난 것은 내가 영화감독으로 직업을 정하고 영화 촬영을 위해 부산을 향했던 때였다. 배 속엔 한 아이를 품은 상태였다. 영화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다시 그녀를 만난 것은 경성이었다. 어떤 사정인지 이혼한 상태였고, 자신에게 사업을 제안한다.
경성에서 끽다점을 함께 운영하자는 것. 서구식 끽다점이 경성에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마땅한 거처도 영화로 성공을 거두지도 못한 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하고 다른 곳에서 끽다점을 공동 운영하는 의사인 이성용의 건물 1층에 끽다점을 창업한다. 창업비 모두가 미옥 앨리스가 감당하여 이게 동업자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앨리스는 커피도 잘 내렸고, 어릴 때와는 달리 아리따운 외모와 교양까지 갖춘 매력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와 끽다점을 오가는 생활을 해도 큰 지장이 없었다. 카카듀라는 이름부터 투자금에 매장을 홍보하는 이벤트까지 훌륭하게 하는 그녀.

그런 그녀의 이벤트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졌고, 술에 취해 아리랑을 소리쳐 불렀을 뿐인데 다음날 서에 불려가 죽도록 맞고 돌아왔다. 의식을 찾았을 땐 카카듀였고, 사촌 누이의 모습으로 돌아온 앨리스는 자신의 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건물 주인 이성용도 사라지고 앨리스도 떠난 끽다점은 홀로 운영할 수 있을까?


<체공녀 강주룡>은 1인칭 시점으로 남편을 따라 얼떨결에 독립운동을 하고, 이후엔 노동 운동을 하는 여성을 그린 실화 바탕의 소설이다. 굉장한 일을 한 여성인데 늘 어떤 행동 앞에 동기가 자발적인 아닌 남성에 의함으로 표현한 부분이 살짝 아쉽기도 했으나, 시대상을 고려하자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반대로 아버지에 의해 어릴 적부터 자발적인지 아닌지를 자각하기 전부터 독립운동을 한 자신의 결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되돌릴 줄 아는 시대에 흐름에 주저앉지 않고, 자신의 부모가 가르친 대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한 여성의 삶이 그려진다. 이 소설이 1인칭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책을 덮을 때까지 따라올 정도로..

분주한 상황에서 읽어서 그런지 끝내 주인공들에게 몰입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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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없는 헛소문이라도 큰 피해를 낼 수 있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무너뜨리려고 거짓을 꾸며내는 인간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인간은 입체적이지만 표정은 앞면에만 있어요.” 189p

조선인 신분으로 조계지 바깥을 돌아다니면 아무 이유 없이 체포될 수 있었다. 경성에서는 경찰을 조심해야 했지만 상해에서는 군인을 조심해야 했다. 이렇게 말해야 하다니 분하지만 속령인 조선에서 일제가 활개 치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엄연한 남의 당인 상해에서 왜 일본군이 설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가 안 되어도 안 되는 대로 죽은 듯이 지내야만 했다. 3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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