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얼굴
이슬아 지음 / 위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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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원래 안 변해.”
그러자 한 아이가 울면서 이렇게 소리친다.
“왜 안 변하는데? 안 변할 거면 왜 살아 있는데?”
이 대사는 자주 내 맘속에 맴돈다. 나는 사람이 타고난 기질을 대단히 배반하며 달라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게 삶이라고도 생각한다. 36p

여름이 더욱 더워진다. 덥다는 말을 예전엔 별생각 없이 할 수 있었다. 이제는 너무 많은 얼굴이 떠오르고 만다. 뙤약볕에서 농사 지어 작물을 보내주는 외할머니. 트럭 몰고 다니며 사시사철 야외에서 일했던 아빠. 여름에 더 많이 소비되는 축산 현장의 닭들, 폭염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기후난민들…. 내 더위의 무게와 그들 더위의 무게는 다르다. 더위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지 않는다. 71p

기술은 힘을 향한다.그래서 기술은 자본을 향하지 노동자를 향하지 않는다.(…) 힘의 기울기가 달라지면 자연히 더 많은 기술이 노동을 향하게 될 것이다. 칼럼에서는 “한국사회의 산재는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본을 지키지 않아”일어난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진실을 다 말하고 있지 않다. 그다음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 기업이 기본을 지키지 않는 건, 기본을 지키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이다. 73p

비건이 인간인 한, 어떤 비건도 인간 이상으로 또는 인간 이하로 살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면, 그러므로 유독 비건에게 무적의 이론과 흠 잡을 데 없는 실천을 요구하는 일이 부당하다는 데 동의한다면, 우리는 좀 더 편안하게 비건이 되는 일의 슬픔과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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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포도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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