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잃어버린 것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2
서유미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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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과 비슷하지만, 나에겐 더 가까이 다가왔던 책.

워커홀릭이라 불릴 정도로 일을 열심히 했던 경주는 도시의 멋진 여성으로 삶을 살았다. 일도 열심히 했고, 자신의 곁을 평생 지켜줄 것만 같은 오래된 친구들이 곁에 있었고 종종 연애도 했다.
결혼식 준비와 입덧 등으로 점차 친구들의 모임에 빠질 일이 생겼다. 경주는 신혼을 즐기기도 전에 아이 엄마가 됐고, 곧 다시 일하는 사람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던 마음이 변했다. 이 작고 약한 아이를 누군가의 손에 맡기고 일을 나갈 용기가 없었다. 육아 휴직을 길게 쓰고도 아이를 남의 손에 기관에 맡길 용기가 나질 않아 결국 퇴사를 했다.
남편이 경제 활동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퇴근 후 아이와 몸으로 열심히 놀아주고 다정하지만 늘 함께 웃고 떠들던 사람들과 멀어지며 우울함을 느낀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관계도 쉽지 않다.
너무 사랑스런 아이. 다정한 남편. 따스한 가정. 충분한가?

- 몰입해야 할 대상이 바뀐 사람들의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인생을 산다는 게 그 접힌 페이지를 펴고 접힌 말들 사이를 지나가는 일이라는 걸,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여도 모든 것을 같이 나눌 수도 알 수도 없다는 걸, 하루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다 가끔 같이 괜찮은 시간을 보내는 게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1p

- 인생이란 얼마나 이상한지. 여기에서 저쪽을 보면 그럴싸해 보이고 고통이나 그늘을 짐작하기 어렵다.

- 몇 분 전의 회의와 짜증이 이렇게 빨리, 이토록 따뜻하고 출렁이는 순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게 여전히 불가해했다. 136p

아이를 키울 때 아이를 키우는 누군가를 만나 육아에 관한 고충과 궁금한 것을 물을 대상이 없었다면 나는 이 시기를 잘 통과할 수 있었을까?
잘은 아니더라도 간신히도 통과하기기 힘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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