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윌리엄!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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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윌리엄의 첫번째 아내인 바턴의 시선으로 윌리엄에 대해 쓴 책이다. 69세쯤부터의 이야기를 쓴다고 하지만, 그들의 과거까지 다 거슬러 올라간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모든 일생이 함께 온다는 말처럼 그들의 과거 뿐 아니라 그들이 원가족의 삶까지 들여다 보게 된다.

지독히 가난했고, 부모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던 바턴은 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서 편안한 집안의 남자인 윌리엄을 만나 결혼했고, 20여년간의 결혼 생활을 했다. 둘 사이엔 딸이 2이다. 현재 윌리엄은 3번째 부인과 살고 10대 딸을 키우고 있다. 윌리엄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은 윌리엄의 3번째 부인인 에스텔이 윌리엄의 생일 선물로 자신의 뿌리에 대해 찾는 사이트 이용권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생 지금의 삶을 살았던 사람처럼 보였던 캐서린의 과거는 그들의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너무도 가난한 가정과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 그 아이가 한 살쯤일 무렵 윌리엄의 아버지에게 도망치듯 떠난 일…

캐서린이 낳은 아이를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는 둘.. 그 여정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 사람들은 외롭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말하고 시은 이야기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할 수 없다. 152p

- 우리는 권위라는 감각을 갈망한다. 혹은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안전하다고 믿는다. <중략> 나는 늘 그 존재 안에서 안전함을 느꼈다. 한 사람에 대해 이런 식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168p

- 사람이 뭐든 실제로 선택하는 건 언제인가?
“나는 사람이 뭔가를 실제로 선택하는 건 -기껏해야-아주 가끔이라고 생각해. 그런 경우가 아니면 우린 그저 뭔가를 쫓아갈 뿐이야-심지어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걸 따라가, 루시. 그러니 , 아니야, 나는 당신이 떠나기로 선택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야?”

“그건 뭐랄까-잘은 모르지만, 자유의지에 대해 말하는 건 뭔가 쇠로 된 커다란 프레임을 씌우는 것과 같아. 나는 지금 뭔가를 선택하는 일에 대해 말하는 거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남자가 있는데, 그는 거기서 선택을 돕는 일을 했어. 그리고 그가 말하길 정말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아주아주 드물대. 그리고 나는 늘 그게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했어. 그게 사실이니까. 우리는 그냥 해- 그냥 한다고, 루시”
195p

부모에 대한 사랑도 기본적인 양육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한 여인.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읽히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가정을 지키려 노력했다고 이해하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려 노력했다고 읽었다. 아버지의 끔찍한 전쟁 트라우마를 알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할 수 있었던 삶을 살았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과거에서 벗어났다고 노력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에 비해 어린 시절의 일부 부정적 기억이 있지만 대체로 평온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윌리엄은 뒤늦게 자신의 엄마의 삶에 드리워진 슬픔을 파헤치며 혼란스러워한다. 다만, 그의 곁엔 언제나 친구처럼 곁에 있어주는 전처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어린 시절 친모가 아니지만, 충분한 사랑을 받은 윌리엄의 배다른 누이 로이스를 보며 충분한 사랑을 받은 자에게서 오는 깊은 편안함이라고 해석하는 그녀에게 이제 과거를 다 놓아주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인슈타인 이미지를 벗은 윌리엄은 왜 권위까지 사라진 것인가? ㅋ 아무리 봐도 아인슈타인의 외모도 권위랑 무관해보이는데……

남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안다고 착각하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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