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프랑켄슈타인 - 188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메리 셸리 지음, 구자언 옮김 / 더스토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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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끔찍한 괴물! 이 악마 같은 놈아! 이 빌어먹을 악마 내가 널 만들어 냈다는 사실로 나를 비난했지? 이리 와라. 내가 그토록 아무 생각 없이 준 그 생명의 불꽃을 꺼 주마.”

제나바에서 태어나 자란 주인공은 좋은 부모에게서 살뜰한 돌봄을 받으며 성장한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사랑하는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었지만, 곧 자연 철학에 심취한다.
그의 학업의 결과로 한 창조물을 완성했지만, ‘완성작’을 마주한 느낌은 공포와 혐오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창조물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를 고향으로 부른건 사랑스런 막내 ‘윌리엄’의 사망 소식이었다. 살해 용의자로 그들에게 가족과 같았던 저스틴이 지목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손으로 만든 창조물의 짖이라는 것을 안다.
윌리엄과 저스틴까지 잃은 그의 가족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샤모니 계곡으로 소풍을 떠난다. 그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려 홀로 산행하던 주인공 앞에 창조물이 나타난다. 그에게 창조물은 지난 2년여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이야기한다. 자신이 얼마나 사랑을 갈구하는지 따스한 눈길 한번을 갈구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할 여자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면 둘이 함께 멀리 떠나서 절대로 나타나지 않겠노라고.
만약,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이 받았던 상처에 복수할 거라는 말을 남기고 약속을 받고 떠났다.
하지만, 이미 악행을 저지른 창조물을 또 하나 더 만들 수가 없었다. 어디선가 그의 작업 여정을 지켜보던 창조물의 복수가 시작됐고, 그 복수로 인해 주인공도 그를 쫓기 시작했다. 서로가 서로를 쫓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첫 시작인 왈튼을 만나게 된다.


최근 페미니즘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다시 조명되고 있는 이 소설이 나는 최근 읽은 <잘자요 엄마>와 겹쳐 읽혔다.
이름조차 갖지 못했던 창조물? 생명체? 완성작?은 신체 기능은 성인보다 좋을 수 있지만, 정서 기능은 아기와 같다. 그는 인간보다 더위 추위에 좀 강하긴 하지만, 더위도 추위도 배고픔도 외로움도 괴로움도 다 느끼는 존재다. 그리고 언어도 글자도 서서히 익혀지며 성장하는 모습이 아이의 성장과 다를 바가 없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한 모습이 자신을 만든 조물주가 자신을 보고 끔찍해 하는 모습이다. 본능적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과 똑같은 이 창조물은 자신을 끔찍한 존재로 여기는 인간들에의 행동과 반응에 계속 상처를 입는다.
자신을 만든 조물주가 아닌 다정해보이는 가정에게 아주 오래도록 우렁각시 노릇을 하다가 서서히 접근할 계획도 세워본다. 눈이 보이지 않는 노인은 그를 받아들이지만, 눈으로 그를 본 이들은 그가 어떤지 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도망친다. 단지, 아주 조금의 다정함을 바랐을 뿐인데 그가 갖은 외모는 그의 내면을 내보일 틈을 보일 작은 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상처는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
현 시대의 사이코패스와 정확히 겹쳐 보이는건 나의 착각일까?

- 완벽한 인간이란 늘 내면의 평정과 평화를 유지하며 열정이나 찰나의 욕망으로 자신의 평정을 잃지 않는다.

- 거짓이 진실과 똑같이 보일 때, 누가 자신의 행복을 확신할 수 있을까?

- 다른사람들에게는 공정하게 대하면서, 나만 짓밟지는 말아 줘. 내게는 당신의 정의, 심지어 관대한 처분과 사랑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니까. 잊지 마,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야. 나는 당신의 아담이라고. 아니, 나는 하늘에서 추락한 천사인 셈이지. 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당신은 나를 기쁨으로 쫓아내지. 어디서든 축복을 볼 수 있지만, 나만 소외되어 있어. 나는 자비롭고, 착하지만, 불행이 날 악마로 만들었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면, 나는 미덕을 행하는 존재가 되겠다.

- 인간은 악을 따르는 무리의 후예처럼 보이기도 했다가, 고귀하고, 신처럼 보이기도 했지.

- 내가 열망하는 이런 것들에는 과연 정의가 없는 것인가? 인간들은 모두 내게 죄를 저지르는데 나만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정의는 언제나 문제구나. 정의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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