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 위픽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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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 제 눈을, 파내려고 하셨어요.
-귀한 인재한테 그런 짓 안 합니다.
- 제가 못 피했으면요.
- 근데 피했잖아.

2013년에 출간된 <파과>의 외전이라고 해야할까? 65세 현역 킬러로 활동중인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이면, 이 책은 그 여성이 킬러로 훈련 받는 이야기다.
책 내용에 시대 배경이 영향을 주는 바가 없지만, 작가는 친절하게도 1963~1965년이라고 작가의 말에 알려준다.
그 시대를 알지 못해도 전혀 지장이 없는, 그저 산 속에서 사부와 둘이 킬러로 향한 훈련중에 관한 이야기고, 그 내용도 길지 않다. 이 내용으로도 충분히 장편이 한 권 나올 수 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훈련의 끝이라 여겨 잠시 맘을 놓은 틈에 손발 그리고 눈까지 결박당한 상태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처음 훈련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곱씹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킬러의 삶을 사는 <파과>보다 더 엑션신이 많다고 해야할까? 잠시 정신줄을 놓으니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하는 유머의 상상으로 빠지기도 했다. -_-;
작가는 이 여자의 인생 내내 그 어떤 마음의 쉼을 두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내내 긴장하며 사는 인생도 있노라고 그냥 그런 삶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아주 작은 틈의 따스함이 스며들면 킬로론 끝이라고 파과보다 파쇄에서 더 쎄게 기록한다. 작은 틈이 생기면 생각이 많아지노라고 생각을 없애라는 문장이 가슴에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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