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문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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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구우면 눈알부터 먹던 아버지. 아버지가 대장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K시로 향했다.
지원은 고등학교 입학으로 K시를 떠났다. 6살에 엄마가 죽고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할머니가 둘 사이의 관계를 유지시켰지만, 초등학교 4학년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와 지원은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집 근처 주미와 단짝이 되면서, 지원은 집에서 보다 주미의 여관 쪽방에서 지원과 지원 동생과 지내는 일이 더 잦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등교길에 기자들과 사람들이 몰려 있는 앞에 커다란 고래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고래 옆에서 웃고 있는 아버지를 봤다. 그 순간 메스꺼움에 아침에 먹은 시리얼까지 토한 지원은 주미와의 관계도 끊고 오로지 섬에서 벗어날 일만 생각했다. 그렇게 섬에서 벗어나 다시 찾은 K시.
주미는 여전히 섬에서 살고 있었다. 모텔을 호텔이라고 간판을 바꾸긴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지키던 쪽방을 여전히 지키고 있었다. 그 시절의 갑작스런 관계 단절에 아직도 이유를 모르는 주미지만 그래도 아버지 장례식장에 들러주었고, 명함을 건냈다. 장례가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다시 서울로 올라왔지만, 아버지가 남긴 집을 정리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K시로 향한 지원은 바로 집으로 향하지 않고, 바다 근처의 카페에 들르고, 산책을 하기도 한다. 우연히 등대 밑에서 귤을 발견한 지원은 어릴적 기억이 하나 떠오르며 주미에게 전화를 거는데..

- 생선 눈알을 빼 먹는다는 이유로, 본인이 원한 것도 아닌 고래를 잡았다는 이유로, 고작 그런 이유로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를 그렇게 평생 혼자, 혼자서 외롭도록 내버려두었다는 게. 지원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 동아리 이름은 ’Ding’이었다. 보드에 뭔가에 부딪혀 상처가 나면 그걸 ‘딩’이라고 부른다고 P가 말해주었다. 왜 하필 동아리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냐고 재인이 묻자 P는 대답했다.
서핑을 하면 딩 나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그렇게 말하고 P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덧붙였다.
그건 …. 내가 오늘 파도에 뛰어들었다는 증거니까.

- 쑤언에게 운이 좋다는 건 그런 뜻이었다. 내가 아니라 너인 것. 불행의 화살이 내가 아닌 네게 날아가 꽂힌 것. 능력도, 성실함도, 나이도 아무 상관 업었다. 왜 내가 아니라 너인가.

- 고래를 닮은 신을 향해 기도했다. 떠난 이들에게는 깊은 안식을. 남은 이들에게는 폭설을 건딜힘을 주시길.




매뉴판도 정해진 가격도 없이 언제나 가면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는 포장마차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좋겠어요.
불편한 포장마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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