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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치유사 ㅣ 웅진책마을 125
노수미 지음, 산사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도깨비 치유사는 어떤 이야기일지 제목부터 궁금증을 유발했다.
도깨비의 마음을 듣고 위로해주는 '도깨비 치유사'라니.
이런 따뜻한 상상으로 펼쳐진 이야기는 꽤나 재미있었다.

주인공 가빈은 언뜻 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소녀이다.
평범하지 않은 구석이라고는 가족이 할머니뿐이라 조금 단출하다는 것과,
할머니가 늘 무언가에 쫓기듯 한곳에 오래 머무르려 하지 않아
이사를 자주 다닌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가빈에게 다른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목소리의 정체에 가까워질 때쯤 할머니가 사라진다.
우연히 알게 된 두 도깨비 모루와 짜루는 가빈이 듣는 것이 도깨비의 목소리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도깨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 그 특별함이 멋진 무기나 마법이 아니라,
'마음을 듣는 능력'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누군가의 슬픔이나 분노를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가빈의 모습이
요즘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가빈은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면서 재능을 펼치고 여러 시련을 헤쳐 나가며 성장한다.
책 속엔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도 많아서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실내화가 공격해온다든가, 도깨비 세계의 악당 독가와 맞서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가빈은 자신을 해치려는 위력에 결코 포기하거나 굴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싸우고 저항하는 액션 신에 몰입하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힘은 '공감'과 '이해'에 있었다.
상처받고 원한을 품게 된 도깨비에게 무조건 용서하라거나 잊으라고 하는 대신
괜찮지 않은 마음을 털어놓으라고, 너에겐 미워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어른도 하기 어려운 위로를 가빈은 정말 진정성있게 전한다.
감정의 주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그 감정의 이유나 기한을 따지지 않는 가빈의 모습은
때로 슬퍼할 자격, 분노할 이유를 공식처럼 따지고 강요하는 지금 시대에 필요한 미덕을 보여 준다.

'물건에도 마음이 있다면?' 다정한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한 이야기
아이는 책을 읽고 도깨비도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걸 신기해하고
가빈이처럼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현실에서도 도깨비 치유사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일단 나부터라도 아이의 마음을 잘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아이의 마음에도 조용히 말을 거는 따뜻한 동화였다.
책은 약 140쪽 분량에 글씨 크기도 적당해서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도 충분히 읽을 수있는 수준이다.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도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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