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영. 내게 낯설게 다가온 작가. 그녀가 내뱉는 표현은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이것도 분명 편식이라고 말하겠지만, 이런 소설을 접하지 않았기에 단편 소설 하나하나를 접할 때마다 작품에 다가가려고 애썼던 것 같다. 분명 다르다. 어찌보면 너무 날이 선 것 같아 내 살이 베이는 것 같기도 하여 몸서리 쳐지는 표현들. 그런 살아 있는 표현들이, 감각적이고 육감적인 표현들이 점점 다가왔다. /그녀의 눈물 사용법/에서 눈물을 대신 하는 행동과 내 옆에도 존재할 것 같은 소년의 모습. /내가 데려다줄게/에서 몽유적인 현상들이 때론 아름답게 상상되는 장면들. 탑 안에 들어가 들려오는 소리를 꼭 들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백조의 호수/에서 세상을 쫓는 여자의 모습과 가엾은 개들.. /후에/를 통해 어쩌면 내가 돌아보지 못했을 주변 사람들을 생각나게 했다. 미처 소화하지 못한 내용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천운영 작가의 모습이 느껴졌다. 내가 알지 못했던 한 부분을 경험하게 되어 내 기억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