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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할아버지의 진화 이야기 ㅣ 보고 또 보는 과학 그림책
파올라 비탈레 지음, 로사나 부쉬 그림, 강영옥 옮김, 윤소영 감수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6월
평점 :
https://blog.naver.com/slmpje/221309906380
'다윈 할아버지의 진화 이야기'
개구리알을 관찰하며 보이는 대로 이야기 나누고, 관찰한 모양을 그려보는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유독 한 아이만 징그럽다며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다. 몇 번의 권유에도 무슨 이유 때문인지 관찰을 거부 한 아이. 그 아이를 위해 그다음 주에 준비해 간 것이 있었다. 바로 이 책에서 만난 동물들의 배아 사진 자료와 비슷한 것이었다. 동글동글 개구리알 생명과 사람뿐만 아닌 다양한 동물들의 출발과 자라는 모습이 흡사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니, 너무 징그러워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던 기억이 난다.
'다윈 할아버지의 진화 이야기' 구성은 두 파트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파트는 생명력 있는 푸른 동그라미에서 출발하여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를 거쳐 사람으로 탄생하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간결한 문체로 풀어낸다.
두 번째 파트는 따스한 노란 빛깔 동그라미에서 출발하여 다윈 할아버지의 자연선택설과 진화론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그림 자료 활용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로 조근조근 알려준다.
두 파트의 구성이 잘 어우러져, 생명의 신비스러움과 존귀함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인체' 수업을 진행할 때 첫 시간에 활용하면 참 좋을 듯싶다. 나도, 너도, 모든 동물도. 더 나아가 생명체 모두가 소중함을 절로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생명에 관심 많은 유아부터 '진화론'하면 무작정 뭔가 어렵고 복잡하다는 편견을 가진 성인까지 읽어도 무방하겠다. '지적 호기심 충족 + 예술성 있는 그림 + 깔끔한 문체 + 잔잔한 울림' 이 있는... 내가 좋아하는 과학 책 취향에 아주 적합한 보고 또 보고 싶은 과학 그림책이다.
긴 여행이 추억을 남기듯이,
사람의 모든 세포에는
어류에서 사람이 되기까지의
기나긴 이야기가 새겨져 있어요.
배아 사진 자료 속 동물들의 모습이 흡사하다는 것은 알았으나, 동글동글 수정란에서 아기로 자라는 동안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의 특징을 거쳐간다는 것에 놀라웠다. 모든 생명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음에 묘한 전율이 느껴졌다. 조금 더 심화된 자료들을 찾아보고 싶다.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은 사람과 유연관계가 있어요.
그래서 차이점도 있지만 공통점도 있답니다.
유연관계란 생물을 분류할 때 어느 정도 가까운가를 나타내는 관계를 말한다고 한다. 모습이 유사한 침팬지와의 DNA 일치 비율은 놀랍진 않다. 그러나 우리와 전혀 무관할듯싶은 선충과의 DNA 일치 비율이 41%, 물고기와는 63%...
이제 껏 길고 긴 생명의 진화 여행을 DNA 속에 간직한 채 잊고 살아왔다. 잠자던 '기억'을 다시금 일깨우는 신비로운 체험을 했다. 개구리알이 징그럽다며 도망가던 그 아이에게 꼭 읽어 주고 싶기도 하다.
이웃 정여니 님의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책을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