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 - 어느 여성 생계부양자 이야기
김은화 지음, 박영선 구술 / 딸세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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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은화가 이혼 전후 홀로 자녀들을 부양하며 쉴 틈 없이 일해 온 엄마의 구술을 기록한 책.

여성노동자는 남성노동자의 60% 수준으로 임금을 받는데,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기혼 여성에게 제공되는 비정규직 노동의 임금은 정규직 남성노동자의 절반 수준이다.

이혼이나 비혼, 미혼 등을 이유로 혼자서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경우에도 여성은 고강도 저임금 노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노출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 시킬 듯한 발언을 했고, 탄력적 근무라는 미명 하에 주 120시간 노동의 가능성을 말했다. 본격적인 정책이 집행되어야 알겠지만, 모든 노동자의 삶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여성 노동자들은 더 떨어질 곳이 없는데도 말이지.

<어느 여성 생계부양자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노동을 중심으로 구술기록이 되어 있지만, 결혼과 가정폭력, 시집살이, 이혼 등 그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엄마‘의 이야기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 엄마의 생애사를 이렇게 쓴다면 엄청난 분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엄마한테 구술기록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했었는데, 흔쾌히 알겠다고 말씀하셔서 기뻤다. 인터뷰 시작 전부터 둘이서 붙잡고 울겠지만.

p.249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살아남은 여자는 누구나 강하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밀려난 곳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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