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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제임스 도티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16년 7월
평점 :
매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어떤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내내 견뎌내야 하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꾼다는 것이다.
이만하면 괜찮다는 순간은 있어도,
소름끼치게 행복한 순간은 지속되지 않는다.
일종의 성취를 맛보거나
사랑의 순간이 다가와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는 다 채워지지 않은 것만 같은 이 기분.
이 허망한 마음의 작은 퍼센테이지를 메우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하고, 또 어떤 것을 갈망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선 중 4월의 어느날 100%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라는 글이 있다.
그 글 속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가 서로의 100%임을 알면서도, 정말 100%인지를 확인하는 시험을 거치기로 한다. 그리고 운명의 불가항력에 맞서지 못한 채, 그거 그렇게 서로를 알아채지 못하고 스쳐간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100%의 충실한 삶을 살면서도
그게 내게 아주 적합하고, 멋지며 더할나위 없는 삶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한 그 충만감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
그 덕에 우리는 다른 것을 추구하고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할 줄 모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에는
그런 한 인간의 삶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마치 동화같은 이 이야기의 내면에는
인간이란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이면서 또한 위대한 존재인가를 서술한다.
한낱 가난과 환경이 존재를 지배할 수 없지만
한낱 오만과 배려없음이 벌려놓은 삶의 횡포도 이야기한다.
그 속의 삶의 지혜와 보편적 가치들이 응축되어 있음은 물론 당연지사다.
동화같은 표지에
더 동화같은 제목이 선뜻 손이 가지 않게 만들었지만,
달라이 라마의 추천사를 받은 이 책의 내용은
분명 내게 마음의 평온감을 선물해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아직도 봄이 오지 않은 이 추운 겨울밤에는
따뜻한 군고구마 버금가는 이 정도 훈훈함은 있어줘야 한다고
나는 믿었기 때문이다.
삶이 녹녹하지 않다고
조금쯤 실의에 빠져있다면
아직 건져올릴만한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는다면
이 책을 통해 작은 구원의 손길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