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GRIT -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릿은 출간 전부터 이미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저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너무나도 훌륭하게 TED 강연을 해낸바 있고, 그 멋진 강연의 여파로 말미암은 내용의 궁금증은 이미 그 책의 내용이 어떠하든 말든 커다란 호감의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 멋진 저자가 저술한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그릿Grit 이다.

책에서 정의한 그릿은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겠다는 투지 + 열정이다.

자기 계발서와 동기부여 강연에서 몹시 좋아할 주제를 가진 이 책이 좀 더 특별한 이유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학문적인 연구결과를 집약적으로 묶어낸 책이기 때문이다.



연구 성과를 묶어낸 책들이 일반적인 저술서들과 차별화될 정도로 특별히 더 좋은 이유는 그 책 안에 연구자의 주관성과 학문적인 객관성이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심리학이나 철학, 과학 같이 일반인이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에 있어서 이런 연구 중심성과의 책들을 접근하기 쉽게 묶어낸 책들이 나는 참 좋다.

 

더군다나 이 책의 여성인 저자의 장점을 백분 발휘했다. 누군가의 예시와 자신의 경험담을 적절히 배분하고, 이야기가 너무 주관적이다 싶은 순간에 학문적 소스를 배율하는 솜씨는 아마도 에세이를 많이 써본 경험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한편, 이런 연구 중심으로 집약되어진 성과의 책들을 보다보면 대부분의 서적이 외국의 번역본이라는 사실이 눈에 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긴 시간을 투자하는 연구에 취약하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이어져오는 종단연구의 경우에는 비용과 끈기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나가는 사람의 열정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비용에서 부터 산에 부딪힌다.

아무리 미래에 발전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 예측이 되더라도 그것이 단기간에 보여주는 경제적 성과나 괄목할만한 관심을 이끌지 못한다면 연구로서의 가치를 폄하하게 되고 만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연구들은 대개가 단편적이고 몹시도 축약된 느낌이다.

그러니까 외국이 5년에 걸쳐서 할만한 연구들을 우리는 1년 안에 해내고 만다.

좋게 보면 대한민국의 저력이고, 나쁘게 보면 속성단기다.
성과는 좋지만, 내실이 튼튼하지 못하다.

그래서 아쉽다.

우리의 저력이 십분 발휘 되지 못하는 환경이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릿이 주장하는 성공의 법칙이 두렵기도 하다.



어떤 것을 하고, 그것의 결과와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이를테면, 나는 동네 한바퀴를 돌고 상쾌하게 땀을 흘리며 체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끼며 행복감을 경험하고는 달리기란 참 좋은 것이라고 되뇌어 본다. 그러나 그릿의 경우를 대입해본다면 이런 자기만족적이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지표없는 성과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



타인과는 다르게 월등히 뛰어나야하고, 노력 해야 한다. 그것도 끊임없이 고통스러우나 하루하루 누적되는 향상감을 느끼는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그것은 재능과는 크게 동일한 정도의 몫으로 배분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죽을 정도로 노력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니,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생각하게끔 만든다. 예전에는 타인에게 보여지거나 사회적인 이목에 맞춘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요즘은 좀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이전에는 태웠지만 몇 번의 시도를 거쳐 흠집없는 모양의 파이를 구워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실컷 웃게 해 줄 유머를 구사했을 때, 건강함을 잃지 않도록 1시간쯤 열정적으로 운동했을 때, 조금 비싸지만 맛있는 요리를 내 돈 주고 거침없이 사먹을 때, 읽은 책이 나열해보니 일 년에 백 권이 넘었을 때, 너무 맛있는 커피를 먹고 '아'하고 감탄사를 내뱉을 여유를 느꼈을때, 직장에서 나 아니면 안된다고 일을 부탁받고 무려 칭찬도 받았을 때....

 

 

 



금메달을 따고,
TV에 나오는 유명인이 되고,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고,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인이 되고,
전문적인 분야에서 일류로 꼽히는 사람이 되고,
그것들도 다 좋지만,,,
인생은 한 번 사는 것이라고들 했는데, 기존에 불렀던 성공이라는 일들에는 그 중심에 성과와 결과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나와 너가 오롯이 함께 하지 못하는 성공.



그릿이 말하는 성공의 요소에 투지와 노력 그리고 열정.
그리고 내가 말하는 성공의 요소에 행복과 성실과 만족감.

수학적 계측치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아마 이 책의 저자는 그릿을 통해 이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성공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수학적으로 계산되지 않고, 학문적으로도 추산할 수 없다는 것 말이다.

그러니까 재능으로 기죽지 말고, 더욱 더 힘내서 자기만의 과정~의 행복감을 느끼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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