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어 어수룩해 보이는 그림은 왠지 편안함을 준다. 내용은 사실 자연파괴에 대한 심각성..그런 어려운 얘길 아이에게 은근히 전해주는 솜씨가 참 좋다. 아이는 반복되는 어구에 무척이나 재밌어하고,밖에서 돌아다니다가도 갑자기 기억이 나는지 괜히 '야,우리 기차에서 내려!'하면서 키득댄다.계속해서 등장하는 동물들은 아이를 사로잡고 정말 내 꿈속같은 장면장면이 영화한편을 보는듯..책을 덮으면서 내가 정말 고루한 인간이로구나..자책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했던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집에 남는다,꿈이니까 깨면 사라져버리는 식상한 결말이 아닌것에 감동 받았다. 나로선 상상도 못할 신선한 발상이었다. 역시 존 버닝햄이라는 작가양반은 멋진 분이군요..도저히 존경을 안할수가 없다.
그림이 정말 매혹적이다. 고릴라도 아이도 살아있는 것처럼 기막히게 그려냈다.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인데 구석구석 앙증맞은 고릴라 그림들이 유쾌하다고나 할까.. 아이는 희안하게도 처음부터 주인공 여자아이(한나)를 자기 이름으로 바꿔서 읽어달란다. 자기가 그 주인공이 되고 싶은가..?읽어주다가 혼자 쓸쓸하게 방모서리에 틀어박힌 아이그림에 가슴이 아팠다..내 아이에게 미안해서였다. 나도 종종 아이의 놀이상대가 되주는게 귀찮아서 외면하곤 한다. 그러면 아이는 인형들을 죽 늘어놓고 그림도 그리고 뭐라 중얼대고 노래도 하면서 혼자 논다. 관중은 인형인 셈이다. 설겆이를 다 마치고 돌아서서 아이가 그렇게 놀고있는걸 보면 측은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나는 아이보다 이 책을 더 유심히,자주 꺼내본다. 부모에게서 얻은 외로움을 혼자 꿈에서 위로받는 아이가 내 가슴에 너무도 절절해서..내아이는 대리만족이 되는지 이 책을 좋아한다. 전에는 무섭다던 고릴라가 아빠만큼이나 포근하게 느껴지나보다. 아이가 묻는다..한나아빠 뒷주머니에 바바나는 왜 있을까..? 그리고는 묘한 호기심 어린 눈빛. 이 책은 상상에 상상이 꼬리를 무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한나가 일어나니 고릴라가 코앞에 조그만 인형으로 되돌아와 있는 장면에서 아이가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서점에서 눈에 띄어 보니 한눈에도 그림이 환상적이였어요. 알라딘에서 여러권의 책을 배달 받았는데 이 책은 좀 늦게 읽어주게 됬네요. 제아이는 우선적으로 괴물이나 동물-특히 멍멍이!-나오는 책을 뽑아들기 때문에 이 책은 서열이 좀 밀렸답니다. 해서 몇일을 영 안뽑아들고 오길래 내눈에 좋다고 괜히 사줬나 걱정 했는데 오늘 밤 자기 전에 드디어 이 책이 당첨(?) 됬어요.제아이는 제가 읽어줘서 맘에 드는 책은 곧바로 또 읽어 달라고 하고 별로인 책은 그냥 다음 책으로 넘어가거든요. 이 책은 연속 3회나 읽어달라고 해서 제가 뿌듯했죠. 호호..역시 잘골랐군! 특별한 내용보다는 그림이 참 아기자기하고 멋져요. 약간의 절약정신도 배어있구요. 아이는 저한테 자기도 그런 이불 하나 만들어 달랍니다. 전 솜씨가 영 없어서 이불까지는 말고 작은 쿠션정도는 시도해보려구요. 근데 아이가 책 읽다가 강아지 찾는 장면에서 큰소리로 오바액션을 해대서 전 잠이 다 깼네요^^
저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뜨금 했읍니다. 엄마돼지의 집 나가란 말에 아기 돼지들이 짐을 싸서 정말 나가버리죠. 그부분에서 전 제 아이의 표정을 슬쩍 살핀답니다. 어린이용 동화책이니 당연히 아기돼지들이 아무 탈없이 저녁엔 집으로 되돌아왔지만 사실 이런 일이 실제 상황에서 벌어졌다면요... 이 무서운 세상에 아이가 아무일 없이 돌아오기란 쉽지 않죠. 저도 화가나면 종종 아이에게 집 나가란 말도 서슴없이 해댑니다. 제 아이는 아직 어려서 절대 혼자 집을 나갈 일을 없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 아이가 아기돼지처럼 집을 나가버린다면 어쩌지..? 후후..제가 좀 엉뚱했나요?근데 아이 동화책을 읽어주다보면 사실 제가 배우고 느끼는 점이 참 많더라구요. 이 책에선 아이들의 심리를 그럴듯하게 표현해 놓았구요,그림도 재미나서 아이가 참 좋아합니다. 아무리 멋들어진 내용에 훌륭한 그림이라도 아이가 흥미 없어하면 별볼일 없죠. 저희 집에서 이 책은요, 제가 읽어주면 아이가 몇번이고 한번만 더 읽어줘요..하는 책이랍니다. 저는 아기자기하고 아이다운 발상으로 가득한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어요. 이 책을 재미없어 할 아이는 아마 없을걸요.
저도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처음으로 사구아로 선인장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자주 접할 기회가 없어 생소한 자연생태계를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줘서 아이들에게 쉽고 가깝게 자연을 느끼도록 해주는군요. 그림도 섬세하고 색감이 무척 화사해서 어른인 제가 보기엔 참 아름답고 좋았어요. 근데 아이가 읽어주는 동안은 집중해서 잘 보는데 금방 다시 읽어달라고는 안하네요. 우리아이만 그런건진 모르지만 흥미위주가 아니여서 시도때도 없이 찾게 될 책은 아닌거 같고요,집에 사두면 커서도 두고두고 가끔씩 펴볼수 있는 수준작이라고 생각되요. 여튼 선인장에 대해서 이렇게 아름답게 설명해 놓은 책은 처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