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정말 매혹적이다. 고릴라도 아이도 살아있는 것처럼 기막히게 그려냈다.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인데 구석구석 앙증맞은 고릴라 그림들이 유쾌하다고나 할까.. 아이는 희안하게도 처음부터 주인공 여자아이(한나)를 자기 이름으로 바꿔서 읽어달란다. 자기가 그 주인공이 되고 싶은가..?읽어주다가 혼자 쓸쓸하게 방모서리에 틀어박힌 아이그림에 가슴이 아팠다..내 아이에게 미안해서였다. 나도 종종 아이의 놀이상대가 되주는게 귀찮아서 외면하곤 한다. 그러면 아이는 인형들을 죽 늘어놓고 그림도 그리고 뭐라 중얼대고 노래도 하면서 혼자 논다. 관중은 인형인 셈이다. 설겆이를 다 마치고 돌아서서 아이가 그렇게 놀고있는걸 보면 측은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나는 아이보다 이 책을 더 유심히,자주 꺼내본다. 부모에게서 얻은 외로움을 혼자 꿈에서 위로받는 아이가 내 가슴에 너무도 절절해서..내아이는 대리만족이 되는지 이 책을 좋아한다. 전에는 무섭다던 고릴라가 아빠만큼이나 포근하게 느껴지나보다. 아이가 묻는다..한나아빠 뒷주머니에 바바나는 왜 있을까..? 그리고는 묘한 호기심 어린 눈빛. 이 책은 상상에 상상이 꼬리를 무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한나가 일어나니 고릴라가 코앞에 조그만 인형으로 되돌아와 있는 장면에서 아이가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