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영원히 그렇게 유지되기를 바랐을 뿐이. 그들 둘이 나란히 서서 둘 다 똑같이 나하고 이야기를 하기를..... - P290

내가 오늘 저녁 쓰려고 하는 걸 그가 읽기를 바란다. 그가 그걸 읽을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그가 거기에 갈 때 그것이 그에게 있기를 바란다. 나 자신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믿지도 않는 어떤 방식으로, 내가 쓰는 이것이 거기에서도 어떤 존재를 갖기를 희망한다. - P293

"쇼는 끝났어, 카이사레아!" 무대 가장자리에서 그는 나에게 그의 가장 빛나는 미소를 보내준다. "내가 당신들에게 주는건 이게 다야. 오늘은 더 내줄 도발레가 없고, 내일도 없을 거야. 이것으로 행사는 끝이야. 나가는 길에 조심해. 안내인과 보안요원들 말 잘 듣고, 출구가 혼잡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모두들 안녕히."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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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질문을 받다보니 나에게 진귀한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인생 경험. 나의 삶이, 당시까지 여행, 그리고 아파트나 학교나 언어나 얼굴의 빈번한 변화로 이루어진 부담스러운 소용돌이로 견뎌왔던 그 삶이 사실은 엄청난 모험이었던 것이다. - P67

나는 그와 함께 있을 때의 나 자신을 알아볼수가 없었다. 나에게서 나타난 의욕과 활기에 찬 소년을 알아보지 못했다. 생각과 이미지로 타오르는 관자놀이의 뜨거움을 처음 느껴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새로운 재능에 대한 보상을 받아들이는 즐거움도 처음 느꼈다. 놀라움과 행복과 웃음으로 커지는 눈. 그 짙푸른 광채. 그것이 내가 받는 입장료였다는 생각이 든다. - P67

사람들은 나에게서 어떤 첫인상을 받을까? 사람들은 얼마전까지 나였던 존재를 여전히 볼 수 있을까? 내가 알던 사랑이 남긴 흔적이 있을까? 두번째 모반으로서? - P107

여전히 내가 실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어쩌면, 여느 때와는 달리, 나에게 맞는 실수인 것 같았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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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뒤바뀌는 격변의 시대에 개인은 얼마나 고독하고 미약해지는 걸까? - P300

그나저나 기억을 잃은 뒤 잠재의식 제일 밑바닥에 남는 건 가장 사랑했던 곳일까, 아니면 가장 증오했던 곳일까? - P352

아버지는 많이 알 필요가 없다고, 그냥 홀가분하게 살면 된다고 말했다. 칭린이 보기에 그건 당연히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깊은 밤 홀로 있을 때도 정말로 홀가분해질 수 있을까? - P436

칭린은 알기 싫은 일을 알려 하지 않는 것도 강함의 또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긴 시간이 진실의 모든 것을 연매장했다. 설령 안다고해도, 그게 진실의 모든 것이라고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 P437

어떤 사람은 전부 기억하기를, 또 어떤 사람은 잊기를 선택해. 백 퍼센트 옳은 선택이란 없고, 그저 자신에게 맞는 선택만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네가 편안한 방식을 취하면 된다고. - P442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진지하게 써내려갈 작정이야. 너는 필요 없을지 몰라도 역사는 진실이 필요하거든. - P444

시간이 어떻게 말만 없겠는가. 시간은 색깔도 소리도, 형태도 없이 인간의 무수한 것들을 삼켜버린다. 나는 그게 바로 연매장이라고 생각했다.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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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나더러 살라고 해서 난 정말로 살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사는 게 죽는 것과 뭐가 다르죠? 내가 사는 게 후씨 가문, 루씨 가문과 무슨 관련이 있나요? 모두 사라졌는데, 내가 후씨 가문 사람인지 루씨 가문 사람인지 누가 신경이나 써요? 다들 내 목숨을 지켜주려 했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조차 몰라요. 이런 목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딩쯔타오는 이제 눈물마저 말라버렸다.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게 눈물이었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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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먼지는 먼지일 뿐이지. 잊어야 하는 일이든 잊지 말아야 하는 일이든 결국에는 모두 잊을 수밖에.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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