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생겨먹은 데서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사랑해서 얻는 게 악몽이라면, 차라리 악몽을 꾸자고 반희는 생각했다. 내 딸이 꾸는 악몽을 같이 꾸자. 우리 모녀 사이에 수천수만 가닥의 실이 이어져 있다면 그걸 밧줄로 꼬아 서로를 더 단단히 붙들어 매자. 함께 말라비틀어지고 질겨지고 섬뜩해지자. 뇌를 젤리화하고 마음에 전족을 하고 기형의 꿈을 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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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필연이든, 아무리 가슴 아픈 필연이라 할지라도 가차없이 직면하고 수용하게 만드는 잔인한 간명이 ‘든’이라는 한 글자 속에 쐐기처럼 박혀 있었다.

어떻게든 미안하지가 않다는 말은 미안할 방법이 없다는, 돌이킬 도리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나온 행로 속에 존재했던 불가해한 구멍, 그 뼈아픈 결락에 대한 무지와 무력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직시하지 않는 자는 과녁을 놓치는 벌을 받는다.

그렇게 내 기억은 이미 오래전 알지 못하는 어느 경로로 잘못 들어가 돌아나갈 길을 찾지 못하고 동그랗게 갇혀버렸는지도 모른다. 기억의 내용은 동일해도 그 뉘앙스는 바뀐 지 오래인데 말이다. 사슴벌레식 문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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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그 어떤 것을 위해서도 이용당하지 않는거야."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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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어. 난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알고, 내가 착한 일을 해주는 녀석들도 내가 그런다는 걸 알아. 그리고 그 녀석들은 날 사랑해. 녀석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지. 난 집을 찾았어." - P279

"넌 살아갈 가치가 있는 목숨 수백만 개를 만들어냈어. 그렇게 큰 기쁨을 퍼뜨린 사람은 아무도 없어. 이 우주에 네 적은 하나도 없어."

보애즈는 자신에게,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던 사랑 넘치는 엄마와 아빠가 되어주었다. "이제 자렴." 그는 동굴 속의 돌침대에서 임종을 맞은 자신을 상상하며 혼잣말했다. "너는 착한 아이야, 보애즈." 그가 말했다. "잘 자렴." - P279

지구의 표면은 쉬지 않는 비옥함 속에서 들썩이며 끓어올랐다. 지구에서 죽음이 가장 많은 곳이 가장 기름졌다. - P282

나는 일련의 우연에 희생당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 P299

우리가 지금 당신에게 어떤 부당함을 행사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당신이 사는 동안 행한 진정 좋은 행동을 이야기해보시오.

살면서 행한 좋은 일을 딱 하나만 말해보시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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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엄청난 좌절을 겪은 남자는 화성에서 유일하게 철학적인 글을 쓰는 남자이고, 이토록 엄청난 좌절을 자초한 여자는 화성에서 유일하게 시를 쓰는 여자라오." - P211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친절하게 살고 침착하게 지내며 다 끝날 때까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뿐이야.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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