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줍는 순간 - 안희연의 여행 2005~2025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언가를 ‘보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흐르기‘ 위한 여행. 백지 위에서는 시로 멀리 가고 실제 삶에서는 비행기를 타든 기차를 타든 멀리멀리 가서 더 멀리가기를 늘 꿈꾸는.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자 여행이다. "모든 것은 죽음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되 그것에 잠식당하지는 않는 것. - P154

어쩌면 여행은 ‘지금 이 순간의 이름들‘로 한 권의 사전을 편찬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펼치면, 색색의 기억들이 상연되는 극장. - P1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줍는 순간 - 안희연의 여행 2005~2025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르는 일과 길들여지는 일. 두 꼭짓점을 분주히 오가며 우리는 가족이 되어간다. - P25

시간은 삶을 무서운 속도로 갉아먹었고 모든 ‘아름다운‘ 순간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되어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는 건 슬프고 고달픈 일이었지. 그사이 너는 작아지고 작아졌어. 내 기억의 유리병에 담길 만큼. - P52

사랑은 상대를 향해 한없이 기울어지는 마음이고 그 기울기가 크면 클수록 존재는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 P55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입술로 이미 죽어버린 것들과 모든 죽어가는 것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살 수 있기를. 모두가 끝났다고 말해도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 P64

우리 삶의 하루하루를 깨우는 한 방울의 물은 저 멀리,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여기, 흘러가버리는 순간순간에 촘촘히 수놓아진 보석들을 발견하는 일이 내겐 기도였다. 내가 걷는 길과 길들이 모두 기도의 장소들이었다. - P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려가고 있다.
수면에서 굴절된 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중력이 물의 부력을 이기는 임계 아래로. - P2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앉은 아내를 보고있자니,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 P36

나는 결국 고개를 숙이고말았다. 부엌 바닥으로 굵은 눈물방울이 툭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순간조차 손에서 벽지를 놓을 수 없어, 그렇다고 놓지 않을 수도 없어 두 팔을 든 채 벌서듯 서 있었다. 물먹은 풀이 내 몸에서나오는 고름처럼 아래로 후드득 떨어졌다. 한파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온몸이 후들후들 떨렸다. 두 팔이 바들바들 떨렸다. -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렇게 두 개의 시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건지 나는 알고 싶었다. 저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같은 걸까. - P1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