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비밀 레시피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6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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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링이 필요해!
이상하게 요즘 집중을 잘 못한다.
책을 읽다가도 딴짓하기 일쑤고,
맘에 드는 책을 읽기 위해
책장을 뒤적뒤적,
이 책 들었다가 다시 저 책 들었다가
하는 일들의 반복이 되고 있다.

* 그래서 조금은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만한 책을 골랐다.
이럴 때는 청소년 소설, 힐링 소설이 딱이지~
그렇게 꺼낸 책은 나를 말하는 까마귀가 있는 곳,
'악마의 레시피'라는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 붉은 색 꽃이 핀 제라늄 화분이 있는 이 곳은
아주 어려보이는 사장 하나와 말하는 까마귀가 있었다.
식당임에도 메뉴판은 없고,
손님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외진 곳에 홍보도 없고, 그래서 까마귀는
손님을 찾아 날아올랐다.

* 만년 5등 수영 선수인 세현은 그렇게
말하는 까마귀의 강매를 가장한 초대를 받아
악마의 레시피에 발을 들여놓았다.
떡볶이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응......? 떡볶이에 들어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 들어가 있다.
떡볶이에 탕후루가 들어가 있다니.......

* 근데 또 탕후루가 들어간 떡볶이는
기가 막히게 맛이 좋았다.
그리고 사장인 데몬은 음식을 맛있게 먹어줬으니
환상을 선물하겠다고 얘기한다.
얘 좀 바보인가? 싶을 때,
세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꿈인 듯,
혹인 현실인 듯한 환상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 환상 속의 세현은 대회에서 1등을 하기 위해
나쁜 짓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모든 것을 읽게 된 세현.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다시
악마의 레시피에서 눈물을 흘리며
떡볶이를 먹는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 사실, 악마의 레시피 사장인 데몬은
악마의 후계자이다.
요즘 사정이 좋지 않은 마계에서
마력이 약한 데몬은 가출을 가장한 독립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손님들이 남기고 간
부정적인 감정들을 수집하는 데몬.

* 그리고 식당에서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 세현은
자신의 친구들을 데리고 와
데몬이 굶어죽지 않게 해준다.
데몬은 그들에게 음식을 내어주는데
가지가 들어간 피자, 딱복이 들어간 소고기 뭇국 등
그 모양이 좀 요상스럽다.
하지만, 맛은 기가 막힌다 그 말이지~

* 까마귀에게 반짝이는 것을 줘야만
나갈 수 있는 악마의 레시피.
그곳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친구와 가족의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믿고 나아가라는 메세지를 준다.

*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고,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요즘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내가 겹쳐 보였다.
휴, 그래~ 나도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말아야지.
나를 믿고 헤쳐 나가고,
미안한 건 미안하다, 고마운 건 고맙다
이야기 해야지.
그렇게 또 나의 시간들을 채워야지.
하고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 각각의 사정에서 어릴 적 내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의 나는
단 한 뼘도 크지 않았구나, 하고
좌절하기도 했다.
늘 고민과 방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라나는 청소년과 더불어
마음이 힘든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이제 다시,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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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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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매미가 돌아온다는 제목에는
어떤 뜻이 있을까?
여기에 먼저 읽었던 분들의
극찬이 있어서 신청을 했다.

* 띠지에 있는 문구가
나의 궁금증을 이끌었다.
왓더닛이란 무엇인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추천사로
그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곤충을 싫어하는 내가
이 책을 펼쳐 들기에 충분했다.

* 왜 why done it가 아니라 What done it일까?
와이더닛은 추리 소설에서 미스터리를 밝혀내는
기법 중의 하나이다.
다른 기법으로는 하우더닛, 후더닛이 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노리즈키 린타로의 말에 공감했다.
이게 바로 왓더닛이구나!!

* '누가 범인인가?' 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을 맞춘 책이었다.
특히 나는 책을 읽으면서 종종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라는
말을 자주 뱉었다.
이것이 바로 왓더닛 기법이라니!
뭔가 새로운 세상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 총 5편의 연작소설로 이루어진
이 책의 주인공은 곤충학자인
에리사와 센이다.
명탐정 코난, 김전일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그가 움직이는 곳마다 사건과 사고가 일어난다.
특이한 점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주체가
에리사와 센이 아니라는 점이다.

* 주인공이나, 주인공이지 않은,
그러면서도 없어서는 안될 그런 인물.
특히 곤충에만 반응하는 그의 대화 기술이나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친구가 없다고
쑥스럽게 고백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다.
그런데도 묘하게 그에게 끌린다.
어떻게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를
열정적으로 파는 열혈청년처럼 보이기도 했다.

* 그런 그가 만난 미스터리는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서 마주친 유령,
교통사고와 상해사건의 피해자와 관계,
관광지에서 사망한 외국인,
과학 잡지 작가의 실정과 유전자 조작 생물,
일반인은 잘 알지도 못하는 버림 받은 질병에
대한 것이었다.

* 미스터리라고 하면 무조건 피와 살이 튀는
장르를 선호했던 내게 이 책은
그런 자극적인 맛이 없어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분명 사람이 다치고, 죽는 일인데도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가 하면,
코 끝이 찡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 에리사와 센의 어린 시절을 살짝 엿보는 것도 좋았고,
단 하루의 친구를 소중히 생각하는
그의 모습과 마음이 좋았다.
따뜻한 미스터리란 이런 것이구나,
진정으로 마음을 울리는 미스터리였다.

* 내가 싫어하고 낯설어하는 곤충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삶에 도움을 주고 해를 끼치지 않은
익충같은 책이었다.
새로운 미스터리의 기법과
미스터리의 새 장르를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아주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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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4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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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4권의 완독이 끝났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의

1부가 끝난 것이다.

평사리의 한가롭고 풍요로운,

웃음 넘치던 장면을 시작으로

시작되었던 1부는 어느새 서희의

훌쩍 자란 모습과, 그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모습으로 끝났다.


*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큰 고비는 없었으나,

이번에 조준구와 김훈장이 마주 보고 앉아서

나누는 대화에 살짝 발목이 잡힐 뻔 했다.

대신들이 찍은 도장에 우리의 땅이 넘어가고,

무지한 백성들을 보며 눈물 흘리는 김훈장과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조준구의

모습이 대비되어, 몇 번이고 곱씹어 읽어봤다.

훈장 할배의 눈물에 전염이라도 되었는지,

어느 새 내 눈가도 촉촉해졌다.


* 훈장 할배와 조준구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책장을 넘기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는 휘몰아쳐갔다.

길상을 사모하는 봉순의 마음과

불안함이 히스테리로 나타난 서희,

남성성을 지닌 길상의 모습도 보였다.


* 파렴치한 이도 있었고, 불쌍한 이도 있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 그런지,

처음 읽었을 때와는 느낌 자체가 아예 달랐다.

을사보호조약 체결과 함께 나라가 망했음을 실감했고,

우리가 뺏긴 것이 무엇인지 다시 헤아려 보았다.


* 갈수록 심해지는 조준구의 패악과 위세,

그리고 평사리 주민들의 담합과

눈치 빠르게 미리 몸을 숨기던 사람까지.

지금의 현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더 서러워졌다.


* 더불어 오랜만에 듣고 싶은 소식도 들었다.

별당아씨와 환의 소식도 들었고,

그들만큼이나 아픈 사랑 중인 용과 월선,

그리고 철면피 임이네와의 삼각관계까지.

어느 줄기를 따라 읽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했다.


* 이제 평사리는 잠시 안녕, 하고

새로운 풍경으로 바뀌게 된다.

거기서 아이들은 더 자라날테고,

어른들은 늙어가겠지.

점점 더 많은 인물들이 나타나고

그만큼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정말 우리네 인생과 다를 게 없는 소설이다.


* 읽다보면 늘 화딱지가 나서

욕이 조금 늘었지만,

그들의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꼭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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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
이길환 지음 / 이든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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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서평 요청으로 받아본 책이다.
자기계발서는 전혀 보지 않는 편이지만,
마흔과 장자, 그리고 책 표지에 있는
'가볍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나를 흔들었다.
여기에 교보문고 자기계발 부문 10위,
예스 24 40위, 알라딘 고전부문 2위의
베스트셀러라면,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는 책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 몽 출신의
중국 철학자로 제자백가 중 도가의 대표적인
인물 노자의 사상을 계승, 발전 시켰다.
장자가 했던 말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이 아는 것은
호접지몽, 조삼모사 등이 있다.
이처럼 몇 천 년 뒤에도 그의 말은
우리 곁에 남아있다.
그렇다면 마흔에 만나야하는 장자는 어떨까?

* 저자는 장자를 일컬어 '러키장주'라고 부른다.
수천년 전 초월적 긍정주의자인 장자를 가리키는 말로
장자사상의 핵심은 '만물의 상대성'이라고 한다.
만물의 상대성을 깨닫게 되면 일상에서 겪는
수많은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에 따라 저자는 마음이 어지러운 마흔에게,
삶의 희망을 찾는 마흔에게, 관계의 평화를 원하는 마흔에게,
앞만 보며 내달리는 마흔에게,
이렇게 네 파트로 나누어 장자와
마흔의 삶을 연결시켰다.

* 마흔은 또 다른 말로 '불혹'이라고 한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는 것이다.

* 생각해 보면 19살에서 20살로 넘어갈 때는
설렘이 가득했다.
성인이 되고, 나도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막 피기 시작하는 꽃다운 나이.
29살에서 30살로 넘어갈 때는
극심한 우울에 시달렸다.
내가 계란 한 판을 꽉 찬 나이라니,
그러나 이루어 놓은 것은 없고
아직도 뭔가 불안정한 느낌이었다.

* 하지만 39살, 물론 요즘 바뀐
만 나이로는 37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마흔을 코앞에 둔 지금은
전처럼 설레이지도, 불안하지도 않다.
내 스스로가 잔잔한 호수이거나,
단단한 고목이 된 느낌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고
그저 오늘처럼 내일도 단단하길 바랄 뿐이다.

* 그렇다고 해서 매일이 평탄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불안이 찾아오고, 때로는 인간관계에 대한
힘듦이 찾아오고, 때로는 희망과 좌절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저 전보다 그것들을 더 잘 다룰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는 반가웠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에 닥쳤을 때
조용히 이 책을 펼쳐서 장자의 말을
들을 것만 같다.

*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은 쉽다는 것이다.
어려운 문자를 쓰지도 않고,
저자가 경험했던 일상과 상황에 맞물려서
장자의 말씀을 알려준다.
지극히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서
장자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 특히 하나의 소주제 뒤에 늘 붙어 있는
'마흔에 걷는 도의 길'을 읽는 것이
가장 흥미진진 했다.
저자의 직장 동료, 딸 아이와 아내,
혼자 가지는 시간 속에서 장자와 함께
성장하고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가꾸어지는 모습을 보니 나도 어렵지 않을 듯 싶었다.

* 초긍정주의 장자.
옛 성현의 말씀을 이렇게 재미지게 풀 수도 있다니.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이 와장창 깨진 책이었다.
러키장주와 함께라면,
나의 마흔은 더욱 단단한 삶이 될 것만 같았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책을 만들어 주시고
내가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의뢰 해주신
저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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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빌려주는 수상한 전당포
고수유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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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채손독'을 통해서 받아본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어떻게 시간을 빌려준다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었다.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으로
타인에게 줄 수도 없고, 뺏을 수도 없다.
늘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흘러가고
지금도 나의 현재는 과거가 되어가고 있다.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와 귀여운 까만 고양이,
똑똑해 보이는 앵무새가 있는 타임 전당포.
그곳은 어떤 곳일까?

* 사람이 살다보면 잡을 지푸라기도 없을 때가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거절하고
거부하는 기분.
그렇게 삶의 끝자락에 놓인 사람들은
신의 마지막 자비처럼 '타임 전당포'의
명함을 보게 된다.

* 시간을 빌려주는 전당포라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는 명함을 본 이들은
밑져야 본전! 하고 전당포에 전화를 건다.
사실이라면 땡큐하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이미 잃은 것이 많아서 더 잃을 것도 없으니까.

* 그렇게 그들은 할머니에게 심사를 받게 된다.
과거의 시간은 24시간, 48시간, 72시간의
단위로 빌릴 수 있다.
24시간을 빌리는 데 남은 수명의
19년 하고도 65일을 넘겨줘야 한다.

* 과거에서는 고작 하루인데....?
만약 현재 내가 40세이고,
59세에 죽을 운명이라면
나는 과거로 돌아오자 마자 남은 수명을 주고
죽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남은
수명을 알고 가는 것도 아니다.

* 그럼에도 그들은 꼭 과거로 돌아가고자 한다.
남은 나의 수명을 주고서라도
바꾸고 싶은 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후회일 수도 있고, 죄책감일 수도 있다.
그 한 순간을 바꿨더라도 현재의 내가
꼭 더 낫다는 보장은 없다.

* 그리고 만약, 과거에서 소원을 이뤘더라도
현재로 돌아오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할머니는 그것을 다르마, 즉 우주의 법칙이라고 했다.
돌아오지 않은 그들은 그 즉시 소멸이다.
꼼꼼하고 깐깐한 우주의 법칙 다르마 안에서
카르마를 행하는 책이라고 하고 싶다.

*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꼭 그에 따른
보상을 받기도, 업보를 받기도 했다.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그들에게는
유혹의 손길이 너무 많았다.

* 만약 나라면, 내 앞에 타임 전당포가 있다면
나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만약 돌아간다면 어떤 부분을 바꿀 것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 역시나 나는 돌아간다면 7살 때,
비가 오는 그날 밤으로 돌아가고 싶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들어갔던 그 날.
그때 내가 거기에 없었더라면
아픈 발목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던
소풍과 운동회도 없었을 테고
30년 넘게 나를 옥죄는 통증도 없었겠지.

*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당시 7살이었던 내가 그 날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거기에 나는 지금의 내 삶에
굉장히 만족하며 살고 있는 편이다.
그 사고 덕분에 나는 두 번째 삶을 사는 기분으로
늘 후회와 미련 없이 지내려고 매우 노력해왔다.
어쩌면, 그 사고조차도 나를 키우기 위한
우주의 법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뭐, 진짜 가나마나 내 수명만 날리는 거지.

* 이런 이상하고도 재밌는 상상들을 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삶에 지쳐 생의 끝자락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만,
진짜 그런 사람들은 책을 안읽는다.
그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시간과 삶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 현재 타임 전당포는 서울/경기 지역에만
있었으니까, 다음에는 전라도/경상도 쪽으로 해서
후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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